멸치만한 새끼 고등어 버젓이 대량 판매…"수산자원 고갈 우려"

입력 2017-11-13 11:14  

멸치만한 새끼 고등어 버젓이 대량 판매…"수산자원 고갈 우려"

부산공동어시장 수백t 고등어 위판 중 90%가 새끼 고등어

(부산=연합뉴스) 손형주 기자 = "2∼3달만 기다렸다가 잡으면 비싸고 맛 좋은 고등어가 되는데 이건 사료용으로밖에 쓸 수가 없습니다."


13일 새벽 전국에서 고등어가 최대 규모로 위탁 판매되는 부산 서구 공동어시장.

위판장 바닥에 수북이 쌓여 있는 새끼 고등어를 지켜보는 수산물 유통 관계자들이 한숨을 내쉬었다.

대부분 볼펜보다 조금 큰 크기의 고등어들이 위판되고 있었고 라이터보다 조금 큰 새끼 고등어들도 눈에 띄었다.

한국수산물유통인연합회는 이날 위판된 고등어 9만 상자 중 80∼90%가 어린 고등어로 잡히지 말아야 할 고등어가 잡혀서 유통됐다고 주장했다.

수산자원관리법 시행령에서는 길이(체장) 21㎝ 이하의 고등어는 포획을 금지하고 있다.

금지 길이 이하의 고등어는 전체 어획량의 20% 미만일 때 위판이 가능하다.

위판 현장에 있었던 수산업계 한 관계자는 "현장에서 한국수산자원관리공단 등에서 금지 체장(길이)을 검사하는데도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새끼 고기들이 풀리고 있다"며 "조만간 고등어 자원은 씨가 마르게 될 것"이라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국수산물유통인연합회 관계자는 "지난 7월에도 공동어시장에 새끼 고등어가 대량으로 풀려 난리가 났었다"며 "그때 조금만 기다렸다면 지금쯤 비싸고 맛 좋은 고등어가 위판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고등어의 씨알이 작아지는 원인으로 어민들은 온난화로 인한 수온 상승으로 어장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기 때문이라는 주장을 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남획을 지적한다.


한 수산 전문가는 "큰 고등어가 계속 줄어든다는 것은 다 자리기도 전에 잡아버린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어민들도 작은 개체들은 잡지 않는 등 스스로 자원을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handbrother@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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