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전자기 위성 관측자료 공유…지진예보 활용

입력 2017-11-13 12:29  

中·대만, 전자기 위성 관측자료 공유…지진예보 활용

군사용도 응용 가능해 '기밀' 분류…"양안, 해당 분야 초유의 협력"

(선양=연합뉴스) 홍창진 특파원 = 중국과 대만이 지난달 체결한 쌍방간 협약에 따라 지진에 앞서 발생하는 전자기 신호의 우주 관측에 협력하기로 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대만과 중국이 맺은 협력에 따르면 중국 측은 내년 발사예정인 전자기 정찰위성에서 수집하는 자료에 대한 일부 접근 권한을 대만에 제공하며, 대만 역시 자체적으로 수집한 자료 일부를 중국과 공유하게 된다.

중국의 전자기 정찰위성은 극도로 미약한 전파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첨단 감지기를 갖춘 정찰위성이다.

위성이 수집한 자료는 지진·화산활동으로 야기된 상층부 대기의 전자적 장애 연구 같은 민간 용도로 사용될 수 있으며, 레이더 기지 위치나 미사일 발사시설, 은폐된 방어 자산을 식별하는 군사적 용도에도 응용할 수 있다.

지진 중 일부는 발생 이전에 전자기파를 방출하기 때문에 과학자들은 이런 신호를 수집하고 연구해 지진예보 발달에 활용할 계획이다.

중국·대만 양측이 균등하게 자금을 부담할 이번 사업은 지난달 베이징(北京) 소재 중국과학원 원격탐지·디지털지구연구소에서 출범했다고 연구소 측이 홈페이지에 관련 성명을 게시했다.

대만 측 수석 과학자인 류잔옌 타오위안(桃源) 국립중앙대학 우주과학대학원 교수는 "중국 신형 위성의 감지기가 다른 나라에서 발사한 유사 위성에 장착된 것보다 더욱 넓은 범위를 감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SCMP는 "대만이 활성단층대 상에 위치해 파괴적인 지진의 위험에 노출돼 있어 지진 발생 수시간 전이나 수일 전에 비정상적 전자기 신호가 위성에 포착되면 수많은 생명을 구하고 경제적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전했다.

류 교수는 "최근 수년간 기술상의 빠른 발달로 인해 신형 위성은 방대한 양의 가치있는 자료를 수집할 것"이며, "지진예보를 달성할 것이라는 기대는 과거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면서 대만·중국이 제공하는 자료량이나 관여하는 타국 연구자 수 등에 있어 동등한 파트너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위성의 장비가 레이더 전파 같은 군사적으로 예민한 신호를 일부 포착할 수도 있다면서 "이러한 인공 신호는 우리에게 잡음일 뿐이며 우리가 찾고자 하는 자연의 신호 포착을 위해 인공 신호를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짜오서 베이징과학원 전자학연구소 부연구원은 군사위성의 정찰장비를 설계한 경험에 비춰 "전자기파 감시는 군사적 응용성 때문에 극도로 예민한 분야"라면서 "중국과 대만이 과거 어떤 형태로든 지진 신호의 우주 관측에 협력한 적이 없어 사상 초유의 일"이고, "이런 종류의 자료는 대개 기밀로 분류된다"고 밝혔다.

상하이(上海) 푸단(復旦)대 대만연구소의 한 연구원은 "이번 프로젝트 출범이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긴장을 완화하려는 양측의 노력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작년 1월 대만 총통 선거에서 대만독립성향의 민진당 차이잉원(蔡英文) 후보가 국민당 주리룬(朱立倫) 후보를 꺾으면서 중국·대만 간 정치적 대화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차이잉원 정부에 대한 압박으로 대만을 방문하는 중국 관광객 수를 줄인 뒤 강력한 반중감정이 일어났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연구원은 "이번에 중국이 화해의 올리브 가지를 내밀었고 대만이 이를 받아들였으나 아직 얼음이 녹기에는 이른 탓에 양측이 침묵하고 있다"며 "중국은 군사 자산의 기술적 우월성에 더욱 자신을 가졌다"고 말했다.

대만 정부가 중국과의 기술·사업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설립한 반관반민 조직인 해협양안민의교류기금회의 한 임원은 앞서 중국·대만 양측이 교역·재해 예방 협약을 맺었으나 전자기 정찰 협약은 더욱 예민하며 대만의 군사적 측면에 관여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신형 전자기 정찰위성은 내년 초 지구 근접궤도로 발사돼 2020년까지 지구 전체를 관측하는 다목적 위성군(群)의 첫 구성원이 될 예정이다.


realis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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