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유희열·장필순과 '아리랑 스케이프' 무료공연
(서울=연합뉴스) 박수윤 기자 = "아리랑은 우리의 아주 오래된 대중가요죠. 전통과 단절된 오늘날의 대중음악과 전통의 접점을 아리랑을 통해 찾을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기타리스트 함춘호(56)가 국악기 없는 국악 공연을 마련했다. 오는 16일 서울 용산구 블루스퀘어에서 펼쳐지는 '아리랑 컨템포러리 시리즈-아리랑×5-함춘호 아리랑 스케이프(Arirang Scape)'가 그것이다.
1980년대 이후 '가시나무', '사랑일기', '비둘기에게' '푸른 돛' 등 숱한 히트곡을 낸 시인과촌장의 기타리스트 함춘호는 이번 공연에서 후배들과 다양한 연주곡을 선보인다. 장필순, 유희열, 소울맨 등 뮤지션과 최우준, 임헌일 등 후배 기타리스트들이 아리랑을 모티프로 한 다양한 연주곡을 선보이기 위해 힘을 보탰다.
함춘호는 13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30년간 대중음악으로 대중과 호흡해온 제가 풀어내는 음악이 이 시대의 아리랑일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공연의 기획 의도를 설명했다.
함춘호가 국악에 도전한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5년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등과 기악 독주곡 산조(散調)를 협연한 게 첫 시도였다.
그는 "당시 작업이 힘들고 낯설었다. 국악과 양악기의 만남이 쉽지 않았다. 이번 작업을 부탁받았을 때도 도망치고 싶더라"면서 "하지만 아리랑이 오래도록 우리 대중의 한(恨)과 아픔을 위로한 노래, 즉 대중가요라고 생각하니 '해도 되겠구나'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함춘호와 SAZA최우준밴드의 재즈 기타리스트 최우준, 록밴드 아이엠낫의 기타리스트 임헌일의 협연.
세 사람은 '서곡'(밀양아리랑), 진도아리랑을 베이스로 한 '아리랑 스케이프1', '고양이', '아리랑 환상곡', '아리랑 랩소디' 등 5개 트랙에서 합을 맞춘다.
함춘호는 "최우준은 한 맺힌 블루스적 요소가 참 색깔 있는 친구고, 임헌일은 정원영 씨가 '함춘호 씨랑 똑같이 기타 치는 젊은 친구가 있더라'고 소개해줘 알게됐다"며 "톤이 다른 세 사람이 만나 기타가 얼마나 얼마나 서정적이며 한을 잘 풀어낼 수 있는지, 오히려 국악기보다 음(音)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악기인지 보여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유희열이 아리랑을 모티프로 편곡된 토이의 '라디오 천국', '어 나이트 인 서울'(A night in Seoul)을 부르고, 소울맨이 '가시나무'와 김광석의 '서른 즈음에'를 부른다. 또한 작곡가 이지수의 '센티멘털 왈츠 아리랑'도 재해석했다.
함춘호는 "이번에 국악기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았다. 아리랑의 음과 한의 정서를 사용하되, 표현은 익숙한 대중악기로 했다"며 "제가 우리 음악을 좀 더 쉽게 풀어내기 위한 첫 열쇠를 꽂았으니, 후배 아티스트들이 그 문을 열고 나가 발전시키는 게 숙제"라고 당부했다.
손혜리 전통공연예술진흥재단 단장은 "아리랑은 우리 정서의 중심"이라며 "이번 공연을 통해 연주자에게는 아리랑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고 고민할 시간을, 대중에게는 우리 전통을 생각할 기회를 주고 싶다"고 말했다.
입장권은 전석 무료며 예약은 홈페이지(http://www.gung.or.kr/arirang/index.asp)에서 할 수 있다. ☎ 02-597-98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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