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만 발행어음사업 인가…초대형IB '반쪽' 출범

입력 2017-11-13 16:02   수정 2017-11-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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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만 발행어음사업 인가…초대형IB '반쪽' 출범

삼성 '심사보류' 미래에셋·NH·KB '심사중'…연내 마무리 불투명





(서울=연합뉴스) 박상돈 기자 = 대형 증권사 5곳이 초대형 투자은행(IB)으로 지정됐지만, 핵심업무인 발행 어음 사업은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인가를 받아 반쪽짜리 출범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투를 제외한 나머지 초대형 IB 4곳은 대주주 적격성, 자본 건전성 등에 대한 심사가 진행 중이지만 연내 마무리될지 불투명하다. 아예 심사가 보류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금융위원회는 13일 정례회의에서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005940],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016360], KB증권 등 5개 증권사를 종합금융투자사업자(초대형 IB)로 지정했다.

그러나 어음발행 등 단기금융업 인가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에만 내줬다.

금감원은 이들 증권사가 지난 7월 초 '초대형 IB 지정과 단기금융업 인가' 신청서를 동시에 내자 그동안 현장실사와 대주주 적격성 등에 대한 심사를 벌여왔다.

그러나 한 달 만에 삼성증권의 단기금융업 인가에 우선 제동이 걸렸다. 금감원이 대주주 적격성에 문제가 있다며 심사를 보류한 것이다.

이른바 '비선 실세' 최순실 씨 관련 재판이 진행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005930] 부회장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이뤄진 조치였다.

이 부회장은 삼성증권 지분이 없지만, 금감원은 이 부회장이 삼성증권에 실질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대주주로 해석했다.

삼성증권의 최대주주는 지분 29.39%를 가진 삼성생명인데 삼성생명[032830]의 최대주주가 이건희 회장이고 이 부회장은 삼성생명 지분 0.06%를 가진 특수 관계인이라는 이유에서다.

삼성증권에 차질이 생기자 나머지 증권사에 대한 우려도 커졌다.

게다가 금융위와 금감원에 대한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초대형 IB 심사 때 대주주 적격성 외에도 자본 건전성과 각종 징계 사항 등을 더욱 꼼꼼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정감사 답변을 통해 "초대형 IB 지정·인가와 관련해 대주주 적격성 외에 건전성도 함께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결국 미래에셋증권과 NH투자증권, KB증권에 대한 심사는 지연됐다. 이에 따라 지난 1일 증권선물위원회에는 한국투자증권 한 곳만 단기금융업 인가를 우선 내주는 안건이 상정돼 그대로 통과했다.

미래에셋증권은 유로에셋투자자문사 옵션상품을 불완전판매한 혐의로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은 게 문제가 됐다.

금감원 조사 후 제재심의위원회를 거쳐 제재 수위가 결정되는데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제재 결과가 단기금융업 인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이를 확인한 뒤 심사를 마칠 것으로 보인다.

NH투자증권은 지난 6월 말 현재 3조6천억원 수준의 채무보증과 주요주주로 참여한 인터넷 전문은행 K뱅크의 인허가 특혜 논란이 발목을 잡는 상황이다. KB증권은 합병 전 현대증권이 불법 자전거래로 1개월 영업정지 등의 제재를 받았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지 못해도 외환 업무는 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초대형 IB로서 일단 액셀을 밟겠지만 제 속도를 내기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아예 해를 넘겨 내년에나 심사가 끝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오히려 더 커질 경우 삼성증권처럼 심사가 보류될 수도 있다.

금감원 관계자는 "심사 과정에서 살펴봐야 할 것들이 있어 우선 한국투자증권만 먼저 인가를 내고 나머지는 좀 더 확인할 계획"이라며 "가능한 한 빨리 끝내려고 하지만 심사가 언제 종료될지 시기를 못 박아 이야기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은행연합회가 초대형 IB에 대한 발행 어음 인가 보류를 요구하자 금융투자협회는 "초대형 IB 도입으로 모험자본이 25조원 가량 공급되는 효과가 있다"며 조속한 인가를 촉구하기도 했다.

k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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