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실태 조사…"29.1%, 70시간 초과·20%는 폭행 경험"
"근로시간 특례업종 폐지·휴게시간 확보 필요"
(서울=연합뉴스) 김범수 기자 = 택시노동자 10명 가운데 5명은 주당 60시간 이상 일한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한국노총은 13일 여의도 본부 대회의실에서 '택시노동자 건강실태 및 직업병 예방을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실태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주당 근무 시간이 60시간 이상인 노동자는 49.2%에 달했고 이 중 70시간을 넘겨서 일하는 사람들도 29.1%나 됐다.
이 같은 장시간 노동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휴식 시간은 30분 미만이었고, 한 달에 통상 26일가량 근무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생체지표검사 결과 고혈압, 당뇨 유병률은 각각 41%, 27.6%로 나타났다.
특히 생체지표검사를 받은 노동자 중 71%가 수면 시 혈압이 떨어지지 않는 증상을 보였다. 피로가 누적돼 휴무일에 무기력증을 겪는 사례들도 다수 있었다.
근무 중에 겪는 폭행·욕설·성희롱·괴롭힘 등 신체·언어적 폭력도 심각한 수준으로 드러났다.
승객으로부터 폭행을 당한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20%에 달했다. 또 성희롱(13.5%), 괴롭힘(38.3%)으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번 실태조사는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전국택시노동조합연맹,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이 서울지역 11개 택시사업장에 근무하는 693명을 대상으로 공동 진행했다.
토론회 발제를 맡은 김형렬 가톨릭대 교수는 "택시 노동자의 경우 주 60시간 이상 장시간 노동이 보편적이며, 건강상 위험도가 높게 나타났다"면서 "근로시간 특례조항 폐지 및 휴게시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bumso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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