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주차구역 단속 첫날…타워팰리스 등 유명건물 위반 속출
일반차량 장애인전용구역 '점령'…번호판 표지까지 걸어두고 사용
단속 걸리자 줄행랑…전용구역 표시 없고 출입구서 먼곳 배치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예나 기자 = "잠시 물건만 내주려고 주차했는데요. 2∼3분밖에 안 걸렸어요. 장애인전용인지 알지만 화물 차량도 배려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13일 오후 2시20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 한화비즈메트로 지상 1층 주차장에서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구로구 민관합동점검반에 강하게 불평했다.
장애인 주차표지가 없는 은색 스타렉스를 몰고 화물을 내리러 왔다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차를 대 점검반에 적발된 것이다.
이 남성은 상기된 표정으로 "1시간 동안 장애인 주차구역에 얼마나 많이 주차하는지 지켜보라"고 항의하다 하릴없이 과태료 10만원 통지서를 받아들고 주차장을 나섰다.
이날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점검은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단체 등 민관이 공동으로 2014년부터 매년 2차례 벌이는 정기점검 차원으로 진행됐다. 이번 점검은 이날부터 12월 5일까지 이뤄진다.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정기점검을 한다고 알렸지만 이날 일부 유명시설에서는 규정 위반 사항이 곳곳에서 적발·발견됐다.
흰색 카니발을 한화비즈메트로 장애인주차구역에 세웠다 적발된 40대 추정 남성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얼굴을 가리고 자동차 유리창에 끼워진 과태료 통지서도 빼지 않은 채 급히 자리를 떠났다.
점검반과 기자들이 이들과 승강이를 하는 동안 인근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했던 미니쿠퍼와 다마스 등 다른 차량 2대도 달아나듯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점검반은 디큐브시티 백화점 지하 4층 여성전용 주차층에서 주차표지가 없는 차량 2대가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세워져 있는 것을 적발했다.
점검반은 과거에 발급된 사각형 주차표지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에는 원형 주차표지로 교체하라는 안내문을 유리창에 끼워 넣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주차 한 차량이 두 대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한 대는 아예 해당 면을 자신의 전용 주차구역으로 할당받은 듯 천장에 자신의 번호판 표시까지 매달아 놓았다.
주민단체나 관리사무소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비장애인에게 내어준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타워팰리스에서는 장애인 전용임을 알리는 입식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거나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과 달리 다소 먼 곳에 장애인주차구역을 마련한 사례 등도 발견됐다.
다만 장애인주차구역의 크기 등 규격을 위반한 사례는 눈에 띄지 않았다.
타워팰리스 관리업체는 합동점검반에 자신들이 안내하는 일부 층만 점검하라고 요구하기도 해 한때 점검이 지연되기도 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날 합동점검 내용을 검토해 시정·협조 공문을 타워팰리스에 보낼 방침이다.
주차표지가 없는 차량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거나 주차표지를 위조·양도하거나 장애인주차구역을 가로막으면 과태료 10만∼200만원을 부과한다. 경우에 따라 주차표지를 회수하기도 한다.
합동점검반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사각형 장애인 주차표지를 원형 주차표지로 교체하지 않으면 단속 대상이 되니 올해 안에 주차표지를 교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comm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일반차량 장애인전용구역 '점령'…번호판 표지까지 걸어두고 사용
단속 걸리자 줄행랑…전용구역 표시 없고 출입구서 먼곳 배치도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김예나 기자 = "잠시 물건만 내주려고 주차했는데요. 2∼3분밖에 안 걸렸어요. 장애인전용인지 알지만 화물 차량도 배려해줘야 하지 않습니까."
13일 오후 2시20분께 서울 구로구 구로동 한화비즈메트로 지상 1층 주차장에서 30대로 보이는 한 남성이 구로구 민관합동점검반에 강하게 불평했다.
장애인 주차표지가 없는 은색 스타렉스를 몰고 화물을 내리러 왔다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차를 대 점검반에 적발된 것이다.
이 남성은 상기된 표정으로 "1시간 동안 장애인 주차구역에 얼마나 많이 주차하는지 지켜보라"고 항의하다 하릴없이 과태료 10만원 통지서를 받아들고 주차장을 나섰다.
이날 장애인전용주차구역 점검은 보건복지부와 각 지방자치단체, 장애인단체 등 민관이 공동으로 2014년부터 매년 2차례 벌이는 정기점검 차원으로 진행됐다. 이번 점검은 이날부터 12월 5일까지 이뤄진다.
전날부터 언론을 통해 정기점검을 한다고 알렸지만 이날 일부 유명시설에서는 규정 위반 사항이 곳곳에서 적발·발견됐다.
흰색 카니발을 한화비즈메트로 장애인주차구역에 세웠다 적발된 40대 추정 남성은 기자들이 몰려들자 얼굴을 가리고 자동차 유리창에 끼워진 과태료 통지서도 빼지 않은 채 급히 자리를 떠났다.
점검반과 기자들이 이들과 승강이를 하는 동안 인근 장애인주차구역에 주차했던 미니쿠퍼와 다마스 등 다른 차량 2대도 달아나듯 주차장을 빠져나갔다.
구로구 신도림동 디큐브시티에서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점검반은 디큐브시티 백화점 지하 4층 여성전용 주차층에서 주차표지가 없는 차량 2대가 장애인전용 주차구역에 세워져 있는 것을 적발했다.
점검반은 과거에 발급된 사각형 주차표지 스티커를 부착한 차량에는 원형 주차표지로 교체하라는 안내문을 유리창에 끼워 넣었다.
도곡동 타워팰리스에서도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불법주차 한 차량이 두 대 발견됐다.
이들 가운데 한 대는 아예 해당 면을 자신의 전용 주차구역으로 할당받은 듯 천장에 자신의 번호판 표시까지 매달아 놓았다.
주민단체나 관리사무소가 장애인전용주차구역을 비장애인에게 내어준 것일 가능성이 제기되는 지점이다.
타워팰리스에서는 장애인 전용임을 알리는 입식 표지판이 설치되지 않거나 출입구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설치해야 한다는 규정과 달리 다소 먼 곳에 장애인주차구역을 마련한 사례 등도 발견됐다.
다만 장애인주차구역의 크기 등 규격을 위반한 사례는 눈에 띄지 않았다.
타워팰리스 관리업체는 합동점검반에 자신들이 안내하는 일부 층만 점검하라고 요구하기도 해 한때 점검이 지연되기도 했다.
강남구청 관계자는 이날 합동점검 내용을 검토해 시정·협조 공문을 타워팰리스에 보낼 방침이다.
주차표지가 없는 차량이 장애인전용주차구역에 주차하거나 주차표지를 위조·양도하거나 장애인주차구역을 가로막으면 과태료 10만∼200만원을 부과한다. 경우에 따라 주차표지를 회수하기도 한다.
합동점검반 관계자는 "내년부터는 사각형 장애인 주차표지를 원형 주차표지로 교체하지 않으면 단속 대상이 되니 올해 안에 주차표지를 교체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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