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측 "국민의당에 보내는 일종의 신호…의미 있는 표현"
호남중진 "YS식 3당통합, 논할 가치 없어…당대당 논의 어렵다"
(서울=연합뉴스) 김동호 설승은 기자 = 바른정당의 새 사령탑에 오른 유승민 대표가 13일 자유한국당과 국민의당을 대상으로 하는 '중도보수통합'을 언급한 것과 관련해 국민의당 내부에서는 반응이 엇갈렸다.
그간 '중도통합론' 드라이브를 강력히 걸었던 안철수 전 대표 주변에서는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표현"이라며 내심 반색하는 분위기가 감지됐다.
하지만 통합 논의에 강력히 반발해 온 호남계 의원들은 유 대표 발언대로 통합 논의가 진행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비판과 회의적인 모습을 보였다.
'친안'(친안철수) 성향의 국민의당 핵심 관계자는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바른정당은 중도를 지향하는 사람들에게 가치를 인정받기 위한 외연 확장의 길을 택할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연대의 첫 번째 대상은 국민의당이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국민의당 안에서도 다음 주 토론을 거쳐 그런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라면서 "의견이 갈리겠지만, '어떤 일이 있어도 바른정당과는 (함께하지) 못한다'는 사람은 소수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 대표 측 다른 관계자도 "유 대표가 국민의당에 일종의 메시지를, 시그널(신호)을 보낸 것 같다"면서 "연대라는 방향을 나타냈다는 점에서 여러 가지로 의미 있는 표현"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내일 안 대표가 유 대표를 만나면 어떤 언급이 있을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그러나 전남 목포가 지역구인 박지원 전 대표는 통화에서 "3당 통합을 위한, YS(김영삼 전 대통령) 식의 통합은 민주주의와 당 정체성을 위해서도 반대하기 때문에 논할 가치가 없다"고 일축했다.
이는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보수성향의 한국당까지 포함하는 그 어떤 통합·연대 논의도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유성엽(전북 정읍·고창)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안철수·유승민 대표를 동시에 겨냥,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국민의당 직전 대선후보들이 모두 전면에 나서게 됐다"며 "정치가 퇴행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고 꼬집었다.
조배숙(전북 익산을) 의원은 "바른정당이 교섭단체 지위를 잃으면서 정치적 상황이 바뀌었다"면서 "바른정당 의원들이 한 명씩 이쪽으로 넘어오는 상황이라면 모를까, 당대당 통합을 논의하기는 어려워진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당내에서 통합 관련 논의에 반대하는 의견이 굉장히 많다"면서 "오늘 유 대표의 발언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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