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시론] 두 달간의 북한 도발 자제 대화로 이어져야

입력 2017-11-13 18:27  

[연합시론] 두 달간의 북한 도발 자제 대화로 이어져야

(서울=연합뉴스) 북핵 문제 해법을 찾기 위한 한 주간의 정상외교전이 막을 내렸다. 이 기간에 한미 정상회담과 한중 정상회담, 미중 정상회담, 미일 정상회담 등 북한과 러시아를 제외한 6자회담 참가국 정상들 간의 양자 회담이 숨가쁘게 진행됐다. 특히 첫 아시아 순방에 나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중·일 3국 정상과 각각 만나 '미국의 해법'을 제시했다. 외교적·경제적으로 '최대의 압박'을 가해 북한을 비핵화 협상장으로 나오게 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 각국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의 전면 이행은 물론, 교역 중단까지 포함한 독자제재 착수 등 전방위 압박에 나설 것을 주문했다. 북한을 철저히 고립화하려는 미국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아무튼, 대북 군사옵션 거론 등 한반도정세를 악화시킬 돌발 변수가 없었던 것은 다행스럽다. 정상들이 북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원칙을 재확인한 것도 의미가 있다.



북한의 도발 자제 행보를 주목한다. 북한은 이번 정상외교 기간은 물론이고 지금까지 두 달 가까이 도발을 삼가고 있다. 지난 9월 3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장착용 수소탄 시험'이라고 주장한 6차 핵실험을 한 데 이어, 같은 달 15일 일본 상공을 가로질러 중거리탄도미사일(IRBM)을 발사한 게 마지막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아시아 순방에 대해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 "우리 국가를 악마화해 우리 정부와 인민을 갈라놓고 조선과 국제사회를 대치시켜보려고 꾀한 것"이라고 비난했지만, 비교적 절제된 톤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8일 국회연설에서 김정은 북한 노동당위원장을 "폭군·독재자"라고 지칭하고 "북한은 지옥"이라고 맹비난했지만, 보복 조치를 언급하지도 않았다. 지난 9월 트럼프 대통령이 유엔총회에서 '북한 완전 파괴' 발언을 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직접 성명을 내고 '초강경 조치'를 언급하며 강하게 반발했던 것과는 기류가 다르다. 북한의 대응 기조에 대해 우리 정부도 "이전과 비교해 형식과 내용 면에서 비교적 절제됐다"고 평가했다.



미미하지만, 미국에서 북한과의 대화 모색 조짐도 엿보인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 10일 "미국과 북한은 메시지가 오가는 2∼3개 채널을 가동하고 있으며, 서로가 결국 '그래, 첫 대화를 할 때가 됐다'고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조셉 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북한이 60일간 핵·미사일 실험을 중단하면 북미가 대화를 재개할 필요가 있다는 신호라고 말했다는 보도도 있었다. 이제 그 시간이 다 됐다.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발언도 달라진 느낌이다. 김 위원장을 비꼬는 과정에서 한 얘기이지만, 그는 12일 트위터에 "나는 그의 친구가 되기 위해 그렇게 애쓰는데. 어쩌면 언젠가 그렇게 될지도 모르지"라는 글을 올렸다. 앞서 7일 문재인 대통령과의 공동회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협상 테이블에서 우리와 합의하는 게 좋다. 이 부분에서 움직임이 있다고 생각하니 두고 볼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여러 정황을 보면, 최근 북미 간 물밑 접촉이 이뤄지고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제재는 지속해도 대화는 언제나 필요하다.



대화 국면으로 전환되기까진 넘어야 할 변수가 아직은 많아 보인다. 북한의 추가 도발 중단이 특히 중요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11일 블룸버그 통신 인터뷰에서 비핵화 대화를 위해선 "북한이 도발 중단을 이어가야 한다. 우리는 북한으로부터 노선 전환의 분명한 신호를 필요로한다"고 말한 것도 그 때문이다. 현재 북한이 시간을 벌면서 추가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를 준비하는지, 아니면 대화를 염두에 두고 숨고르기를 하는지는 두고 봐야 한다. 완전한 핵보유국으로 가는 길에서 남은 마지막 과정이 '핵탑재 ICBM 완성'인 만큼, 북한은 언제든지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국가정보원에서도 평양 소재 미사일 연구시설 동향을 보면 미사일 발사 가능성이 여전하다고 보고 있다. 어느 길을 선택할지는 북한에 달려 있다. 어느 길이 자국에 이익이고 남북 공영과 한반도 평화에 이바지할지 북한은 숙고를 거듭하길 바란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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