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내전과 가뭄으로 기근에 시달리고 있는 아프리카 남수단 주민 3만여 명이 프란치스코 교황의 기부금 덕분에 농작물 직접 재배를 시작, 기아에서 벗어나고 있다고 유엔 세계식량농업기구(FAO)가 밝혔다.
FAO는 13일 성명을 내고 "프란치스코 교황이 사비로 쾌척한 2만5천 유로(약 3천270만원)를 재원으로 남수단 남서부의 도시 예이 지역의 주민들에게 농작물 재배에 필요한 장비와 농기구를 배포했다"고 밝혔다.
예이는 내전으로 말미암아 농업 등의 생계 수단이 완전히 파괴돼 14만5천 명의 주민이 심각한 식량 불안에 처해 있는 곳이라고 FAO는 설명했다.
FAO 관계자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지원을 바탕으로 예이에 거주하는 많은 주민들이 스스로 먹을 음식을 재배하는 데 다시 나섬으로써 기아를 모면할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2011년 7월 수단에서 독립해 세계에서 가장 젊은 국가로 꼽히는 남수단은 살바 키르 대통령, 리크 마차르 부통령의 반목에 인종 갈등이 겹치며, 건국 2년 만인 2013년 12월 내전에 휘말렸다.
이로 인해 현재까지 수 만 명이 목숨을 잃고, 총 인구의 약 30%가량인 300만 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한편, 프란치스코 교황은 당초 지난 달 영국 성공회의 최고위 성직자인 저스틴 웰비 캔터베리 대주교와 함께 인구 대다수가 성공회 신자인 남수단을 찾을 계획이었으나, 교황청은 현지의 치안 불안정을 이유로 교황의 방문 계획을 철회한 바 있다.
교황은 남수단 방문이 불발된 아쉬움을 달래고, 남수단 주민들에게 직접적인 관심을 표현하고자 하는 뜻에서 개별적인 지원금을 전달했다.
ykhyun14@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