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투수 공 좋지만, 투수도 똑같은 사람이다"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 나설 야구대표팀 외야수 이정후(19·넥센 히어로즈)의 얼굴에는 기대감으로 가득했다.
이정후는 14일 결전지인 일본 도쿄로 떠나기에 앞서 서울 김포공항에서 "어젯밤에는 형들과 이야기하고 떠들다가 1시간밖에 안 잤다. 형들은 거의 안 잔 것 같다. 오늘 훈련이 없으니 도착해서 쉬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이번 대회는 선동열(54) 야구대표팀 전임감독의 데뷔전이자,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던 김하성(22·넥센 히어로즈)을 제외한 대표팀 선수 24명의 첫 '태극마크'이기도 하다.
대표팀 막내 이정후의 얼굴에서는 긴장감을 찾아볼 수 없었다.
이정후는 대회에 앞서 가진 세 차례 평가전에서 3경기 연속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때려 테이블세터 자리를 '찜'했다.
그는 "평가전은 실전감각 회복이 목적이라 초구부터 친 게 좋았다. 테이블세터가 더 편하다. 팀에서 하던 대로 하겠다"며 "(아버지가 이종범 코치라) 일본 언론에서 관심이 많은 것도 안다. 부담감은 없다"고 했다.
선 감독은 1991년 일본 도쿄돔에 처음 갔을 때 느낀 긴장감과 충격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이제는 한국에도 고척 스카이돔이 있다. 그곳을 홈으로 쓰는 이정후는 "도쿄돔이라고 특별할 거 없다. 고척이랑 비슷할 것 같다. 일본 팬이든 한국 팬이든 사람이 많이 왔으면 한다. 시끄러워야 집중이 잘 된다. (비공개로 평가전을 진행한) 고척은 조용해서 이상했다"고 말했다.
도쿄돔에는 '일본 야구의 심장'이라는 별명이 붙었다. 야구 선수로는 처음 도쿄돔을 찾는 이정후에게 특별한 감상이 있을 법하다.
이정후는 "아빠가 밥이 맛있대요"라며 "운동장 상태도 보고 싶다. 빨리 가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일본은 강적이다. 다득점을 기대하기 힘들다. 그만큼 테이블세터 이정후의 역할이 중요하다.
이정후는 "(넥센 스프링캠프가 열린) 오키나와에서 일본 투수 상대해봤다. 공이 무척 좋더라"면서도 "저도 그때보다는 발전했다. 투수도 똑같은 사람이다. 두려움 없이 자신감 느끼고 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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