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보따리 화물로 나눠…중국산 짝퉁 명품 3천억원어치 밀수입

입력 2017-11-14 10:00   수정 2017-11-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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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보따리 화물로 나눠…중국산 짝퉁 명품 3천억원어치 밀수입

인천항으로 들여와·SNS 판매…부산경찰청, 총책 등 5명 구속 18명 불구속 입건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중국에서 짝퉁 명품 3천억원 어치를 만들어 국내로 밀수입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 밀수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지능범죄수사2대는 14일 관세법과 상표법 위반 등의 혐의로 짝퉁 제조·판매 총책 김모(25) 씨 등 5명을 구속하고 1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경기도와 대구, 거제시 등지에 있는 창고에서 이들이 보관해 둔 짝퉁 6천335개(정품 시가 201억원 어치)를 압수했다.

경찰이 낸 자료를 보면 이들은 2012년 8월부터 올해 3월까지 중국 광저우 공장에서 외국 명품브랜드 제품을 본뜬 수백 가지 짝퉁 명품 3천억원 어치를 만들어 인천항으로 밀수입한 뒤 국내 도·소매상,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온라인 쇼핑몰에서 2천857억원 어치를 판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짝퉁 제조·판매 총책, 화물 운송 총책, 수입통관·운송책, 국내 보관·배송, 온라인 판매, 범죄수익 세탁 등으로 역할을 나눠 범행했다.






짝퉁 명품을 중국 단둥항에서 인천항으로 밀수입했는데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려고 여러 명의 화물 주인들이 소량의 화물을 하나의 컨테이너에 담아 운송하는 '혼재 화물' 컨테이너에 짝퉁을 섞어 넣는 수법을 썼다.

중국에서 짝퉁을 담은 박스에 알파벳과 숫자를 암호처럼 표시한 뒤 국내 운송책에게 SNS로 해당 박스의 국내 운송지 주소를 알려줬다.

밀수품이 인천항으로 들어와 인근 보세창고로 옮겨지면 국내 운송책이 택배사를 거쳐 국내 도·소매상이나 온라인 쇼핑몰 등지로 배송했다.

단속을 피하려고 인적이 드문 곳에 있는 고물상이나 빌라 사무실 등지를 짝퉁 보관창고로 활용했다. 경찰이 창고에서 압수한 짝퉁만 3.5t 트럭 한 대 분량이었는데 정품인 것처럼 속이려고 제품 구매 명세서와 카드 등도 함께 있었다.




국내 운송책은 타인 명의 휴대전화(속칭 대포폰)로 택배 기사와 연락했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만나 배송할 짝퉁을 넘겼다.

판매수익은 중국인 수십 명의 환치기 계좌로 중국 공급책에 송금됐다. 환치기는 외국환 거래법에 따라 금융기관을 거치지 않고 외화를 거래하는 불법행위를 말한다.

경찰은 범죄수익 세탁·송금에 활용된 환치기 계좌 명의자를 수사할 예정이며 세관과 협조해 짝퉁 유통과 환치기 단속을 강화할 예정이다.

osh9981@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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