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건호, NLL 남쪽 92㎞까지 북상해 훈련…국내 언론에 공개
미군 준장 "기회 있을 때마다 항모 3척 공동훈련할 것"
(동해 레이건호 함상=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김귀근 기자 =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참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실시중인 한미 연합훈련 사흘째인 지난 13일 로널드 레이건호(CVN 76)의 갑판은 분주했다.
레이건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니미츠호(CVN 68) 등 3척의 항모 중 미군은 이날 레이건호의 훈련 상황을 우리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11일 시작해 14일 종료되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도발 억제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축구장 3개 넓이의 갑판은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엔진이 쉴 새 없이 뿜어내는 매캐한 연기로 가득했다. 비행갑판에는 MH-60R 해상작전헬기,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이 눈에 들어왔다.
길이 333ｍ, 폭 77ｍ에 높이 63ｍ 규모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불리는 레이건호는 이번에 67대의 항공기를 탑재했다. 보통 70여 대의 항공기가 탑재된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높이 올리자 슈퍼호넷 전투기가 100여m를 달려 불과 3초 만에 갑판을 이탈해 하늘로 솟구쳤다. 슈퍼호넷 전투기는 거의 1분에 1대꼴로 출격한다고 했다.
갑판에 20여 분간 머무는 동안 슈퍼호넷 전투기 9대, 그라울러 전자전기 2대 등 총 11대의 항공기가 이·착륙을 반복했다. 전투기가 이륙할 때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바람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었다.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갑판을 박차고 오를 때는 캐터펄트(catapult)의 라인을 따라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레이건호의 갑판에는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라는 특수 장치가 깔렸다.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다. 어레스팅 와이어는 바닥에 설치된 쇠줄로 착륙하는 항공기의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돕는다.
노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항공기 이·착함 업무에 관여하느라 갑판은 시장바닥처럼 분주했다.
레이건호의 테렌스 플러노이 소령은 "항모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안전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갑판에서는 매일 매일 특별한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레이건호는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 동북방 동해상에서 훈련을 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항모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NLL에서 남쪽으로 92㎞, 울릉도 동북방 92㎞ 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동해 NLL 근방까지 북상한 것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5항모강습단장 마크 달튼 준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항모 3척이 참가하는) 이런 공동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취재진을 태운 C-2 그레이하운드 함재기는 오전 11시 30분 오산기지를 이륙해 오후 1시 5분께 레이건호에 착함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찰스헤이 주한영국대사,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이 함께 탑승했다.
항모에 내릴 때 속력은 130㎞였지만, 어레스팅 와이어 덕분에 즉각 멈췄다.
C-2에서 내린 후 비행갑판 통제소로 이동했다. 가장 먼저 레이건호 갑판과 항공기를 축소해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가 눈에 들어왔다. 전투기 등 장난감 같은 작은 비행기 모형을 데크 위에 올려놓고 비행기 이·착륙을 통제한다.
레이건호에는 비행기를 싣고 내리는 전용 엘리베이터 4대가 설치되어 있다.
서태평양에서 작전하는 7함대 소속의 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이다. 20년간 연료 재공급이 필요 없는 2기의 원자로를 이용한 4개의 증기 엔진으로 기동하며 최대 속력은 30노트(시속 55㎞) 이상이다.
threek@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미군 준장 "기회 있을 때마다 항모 3척 공동훈련할 것"
(동해 레이건호 함상=연합뉴스) 국방부 공동취재단·김귀근 기자 =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 3척이 참가한 가운데 동해상에서 실시중인 한미 연합훈련 사흘째인 지난 13일 로널드 레이건호(CVN 76)의 갑판은 분주했다.
레이건호와 시어도어 루스벨트호(CVN 71), 니미츠호(CVN 68) 등 3척의 항모 중 미군은 이날 레이건호의 훈련 상황을 우리 언론에 공개했다. 지난 11일 시작해 14일 종료되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의 도발 억제와 한미동맹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과시하는 차원에서 마련됐다.
축구장 3개 넓이의 갑판은 F/A-18 슈퍼호넷 전투기 엔진이 쉴 새 없이 뿜어내는 매캐한 연기로 가득했다. 비행갑판에는 MH-60R 해상작전헬기, 적의 레이더를 교란시키는 전자전기 그라울러(EA-18G), 공중조기경보기 호크아이(E-2C) 등이 눈에 들어왔다.
길이 333ｍ, 폭 77ｍ에 높이 63ｍ 규모로 '떠다니는 군사기지'라고 불리는 레이건호는 이번에 67대의 항공기를 탑재했다. 보통 70여 대의 항공기가 탑재된다.
노란색 조끼를 입은 승조원이 손을 높이 올리자 슈퍼호넷 전투기가 100여m를 달려 불과 3초 만에 갑판을 이탈해 하늘로 솟구쳤다. 슈퍼호넷 전투기는 거의 1분에 1대꼴로 출격한다고 했다.
갑판에 20여 분간 머무는 동안 슈퍼호넷 전투기 9대, 그라울러 전자전기 2대 등 총 11대의 항공기가 이·착륙을 반복했다. 전투기가 이륙할 때는 엔진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와 바람 때문에 몸을 제대로 가누기도 힘들었다.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갑판을 박차고 오를 때는 캐터펄트(catapult)의 라인을 따라 하얀 수증기가 피어올랐다.
레이건호의 갑판에는 캐터펄트와 어레스팅 와이어(arresting wire)라는 특수 장치가 깔렸다. 캐터펄트는 원자로에서 나오는 증기를 이용해 비행기가 힘차게 이륙하는 것을 도와주는 장치다. 어레스팅 와이어는 바닥에 설치된 쇠줄로 착륙하는 항공기의 고리를 걸어 짧은 거리에서 멈출 수 있도록 돕는다.
노란색, 초록색, 흰색, 빨간색, 검은색 등 각기 다른 조끼를 입은 승조원들이 항공기 이·착함 업무에 관여하느라 갑판은 시장바닥처럼 분주했다.
레이건호의 테렌스 플러노이 소령은 "항모 갑판은 세상에서 가장 위험한 곳 중 하나"라며 안전에 주의를 환기하면서 "갑판에서는 매일 매일 특별한 도전의 연속"이라고 말했다.
레이건호는 이날 동해 북방한계선(NLL) 이남, 울릉도 동북방 동해상에서 훈련을 했다. 미군 관계자들은 공식적으로는 항모 위치를 공개하지 않았지만, NLL에서 남쪽으로 92㎞, 울릉도 동북방 92㎞ 해상으로 나타났다.
미국 핵 추진 항공모함이 동해 NLL 근방까지 북상한 것이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제5항모강습단장 마크 달튼 준장은 "기회 있을 때마다 (항모 3척이 참가하는) 이런 공동훈련을 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
앞서 취재진을 태운 C-2 그레이하운드 함재기는 오전 11시 30분 오산기지를 이륙해 오후 1시 5분께 레이건호에 착함했다.
이상철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마크 내퍼 주한미국대사대리, 찰스헤이 주한영국대사, 전진구 해병대사령관 등이 함께 탑승했다.
항모에 내릴 때 속력은 130㎞였지만, 어레스팅 와이어 덕분에 즉각 멈췄다.
C-2에서 내린 후 비행갑판 통제소로 이동했다. 가장 먼저 레이건호 갑판과 항공기를 축소해놓은 위저보드(Ouija Board)가 눈에 들어왔다. 전투기 등 장난감 같은 작은 비행기 모형을 데크 위에 올려놓고 비행기 이·착륙을 통제한다.
레이건호에는 비행기를 싣고 내리는 전용 엘리베이터 4대가 설치되어 있다.
서태평양에서 작전하는 7함대 소속의 레이건호는 일본 요코스카(橫須賀)에 배치된 제5항모강습단의 기함이다. 20년간 연료 재공급이 필요 없는 2기의 원자로를 이용한 4개의 증기 엔진으로 기동하며 최대 속력은 30노트(시속 55㎞) 이상이다.
three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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