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20명 생가 입구서 "유물전시관 건립 반대" 시위
(구미=연합뉴스) 박순기 김준범 기자 = 박정희 전 대통령 탄생 100돌(1917년 11월 14일생)을 기념하는 다양한 행사가 14일 경북 구미시 상모사곡동 박정희 생가와 인근 박정희기념공원 등에서 열렸다.
박 전 대통령 탄생 100돌 숭모제에 이어 역사자료관 기공식, 100돌 기념식, 대한민국 정수대전을 했고 이들 행사에 전국 보수층 5천여명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전 9시 30분 박정희 생가에서 구미시 주최 및 ㈔박정희대통령생가보존회 주관으로 열린 숭모제에는 김관용 경북도지사, 남유진 구미시장, 자유한국당 백승주·장석춘·이철우 의원,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김태환·임인배·서상기 전 의원 등이 참석했다.
지난해 참가자의 2배인 1천여명이 찾아와 박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을 축하했다. 예년의 참가자 1천여명과 비슷한 규모이다.
구미시는 이어 생가 옆 박정희기념공원에서 박정희역사자료관 기공식을 했다.
200억원을 들여 부지 6천100㎡에 지하 1층·지상 2층, 연면적 4천300㎡인 역사자료관을 2019년 6월까지 지어 유물 5천670점을 전시하는 공간으로 활용한다.
구미시는 기공식장 옆에 특설무대를 만든 뒤 기념식을 열어 박 전 대통령 일대기와 18년 업적을 영상으로 보여주고 축하공연을 펼쳤다.
남 구미시장은 기념사에서 "우리나라 최고의 지도자이자 스승이신 박정희 대통령께서 탄생하신 지 100돌이 되는 매우 뜻깊은 날"이라며 "오늘 아버님 백번째 생신 잔치에 박근혜 전 대통령이 현직에 계셨다면 당연히 오셨을 텐데, 영어의 몸으로 오시지 못한 점은 매우 안타깝고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얼마 전 한국을 방문한 미국 하버드대 오버홀트 박사는 '한국 보수진영은 박정희 업적만큼 김대중 업적이 크다는 걸 인정하고, 진보진영 또한 김대중의 민주화가 박정희의 성과 덕을 봤다는 점을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깊이 새겨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 간에 화해를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참석자 중 일부는 동의할 수 없다는 듯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앞서 숭모제가 끝날 즈음 생가 입구에서는 구미참여연대, 민주노총구미지부 등 6개 시민·노조단체 회원 20여명이 '박정희 유물전시관(역사자료관) 건립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구미시는 박정희가 사용하던 재떨이까지 모아서 전시하는 유물전시관을 짓겠다고 한다"며 "시민 의사를 무시하고 역사를 왜곡하는 박정희 유물전시관 건립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박사모 회원 등 수십명이 확성기로 "잔칫상에 재를 뿌리는 행위를 하지 말라"고 외쳤으나 별다른 충돌은 없었다. 경찰은 현장에 400여명의 경찰력을 투입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대한민국서포터즈봉사단 100여명은 기념식이 끝나고 생가 앞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 무죄 석방 촉구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오후 박정희체육관에서는 정수문화예술원 주관으로 '제18회 대한민국 정수대전'이 열렸고 사진, 서예·문인화, 미술 등 3개 분야 출품작 2천960점 중 수상작 54점을 뽑아 시상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정'자와 육영수 여사의 '수'자를 딴 정수대전은 출품작을 18일까지 전시한다.
박정희 탄생 100돌 기념주간(11∼14일)에는 뮤지컬 '독일아리랑', '명사초청토론회', '박정희 학교 가는길' 걷기 체험, 연극 '박정희, 박정희' 등 다양한 행사를 했다.
이밖에 박 전 대통령이 1937년부터 4년간 교사(문경초등학교)로 근무하며 하숙 생활을 한 문경시 문경읍 청운각에서도 예년과 비슷한 300여명이 모인 가운데 '박정희 대통령 100회 탄신 기념식'이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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