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11명, 협업 통해 다양하게 빚는다

입력 2017-11-14 15:02  

광주비엔날레 큐레이터 11명, 협업 통해 다양하게 빚는다

'상상된 경계들' 주제로 동시대 평등한 사유 시각화·인류 근대사 조망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기자 = 2018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하는 큐레이터가 모두 선정됐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14일 제12회 광주비엔날레에 참여할 11명 큐레이터 명단을 확정해 발표했다.

제12회 광주비엔날레는 2018년 9월 7일부터 11월 11일까지 66일 동안 광주비엔날레 전시관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등지에서 열린다.

이번에 선정된 11명의 큐레이터는 주제 '상상된 경계들'(Imagined Borders) 아래 7개의 전시를 구현하며 인류 역사와 사회적 정치적 환경 등의 경계에 있는 동시대 의제를 시각적으로 다채롭게 펼쳐낸다.

1995년 창설돼 민주·인권·평화의 정신을 지구촌 공동체에 발신했던 광주비엔날레가 23년간 지향했던 평등의 가치와 문화의 다양성을 7개의 전시를 통해 극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 국제무대 활약 아시아 디아스포라 큐레이터 눈길

이번 큐레이터제 도입은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시대상과 다양성을 다수 기획자의 협업을 통해 다각적인 시각으로 보여주기 위한 시도다.

예술감독 1명에 의해 구현되는 전시의 한계를 극복하고 시각예술의 다양성을 극대화하자는 데 의미가 있다.







이는 비엔날레 역사에서 가장 보편화한 1인 예술감독 체제 아래 몇몇 스타 큐레이터들이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대규모 전시에 대한 반작용으로 볼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큐레이터에는 클라라 킴(Clara Kim) 테이트모던 국제미술 수석큐레이터, 크리스틴 Y. 김(Christine Y. Kim)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리타 곤잘레스(Rita Gonzalez) LA카운티미술관 큐레이터, 그리티야 가위웡(Gridthiya Gaweewong) 짐 톰슨 아트센터 예술감독, 정연심 홍익대학교 부교수 등이 포함됐다.

또 이완 쿤(Yeewan Koon) 홍콩대학교 부교수, 데이비드 테(David Teh) 싱가포르국립대학 부교수, 문범강(B.G. Muhn) 미국 조지타운대학교 교수 겸 작가, 김만석 독립큐레이터 겸 공간 힘 아키비스트, 김성우 아마도예술공간 큐레이터, 백종옥 독립큐레이터 겸 미술생태연구소 소장 등 모두 11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들 11명의 큐레이터는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는 기획자·학자 등으로 그동안 지구촌의 역사와 정치적 현상·이주·난민 등의 경계 지점에 대한 전시 기획과 저술 활동을 펼쳐온 공통점을 지녔다.

국제무대에서 활약하는 아시아 디아스포라 큐레이터의 참여도 두드러진다.



◇ '상상된 경계들' 주제 7개 전시 다양성

2018광주비엔날레는 '상상된 경계들' 주제로 1∼3명의 큐레이터가 협력해서 7개의 전시를 구현한다.

베네딕트 앤더슨(Benedict Anderson)의 민족주의에 대한 저서인 '상상의 공동체'(Imagined Communities)에서 차용한 '상상된 경계들'은 세계화 이후 민족적·지정학적 경계가 재편되고 있는 동시대 현상을 다룬다.

광주비엔날레 측은 "오늘날 심화되고 있는 국가·세대·민족 간의 이분법적 경계를 넘어 복잡해지고 눈에 보이지 않게 굳건해지고 있는 경계들에 대한 재사유가 필요한 시점에서 이번 주제는 시의적절한 지구촌 공동체의 의제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클라라 킴은 20세기 모더니즘 건축을 통해 당시 전 세계적으로 기획되었던 도시계획 프로젝트, 새롭게 조성되던 수도·정부청사·대사관·대규모 공영주택과 대학도시 등의 개발로 구현되었던 유토피아의 꿈을 돌이켜 본다.

크리스틴 Y. 김과 리타 곤잘레스는 조각 영상 설치 퍼포먼스 등의 다양한 매체를 통해 가상화폐·대안적 디지털 플랫폼·인터넷의 잠재적 종말 등을 고찰하고 포스트 인터넷 시대 정보격차가 불러온 부작용과 폐해를 환기한다.

그리티야 가위웡은 특정 불안정 지역·국가주의·탈영토화를 주제로 작업하는 작가들과 함께 아카이브·구술기록·문화자료 등을 연구해 오늘날 국경과 이주가 갖는 의미에 대한 답을 찾고자 한다.

인간의 극단적 행위로 세상의 종말로 치닫는 진화의 단계에 도달한 현시대의 명제인 인류세(Anthropocene) 개념에 착안한 정연심과 이완 쿤의 전시는 점점 더 예측 불가능해지는 세계에 대한 대안적 비전을 시각적으로 제시한다.

데이비드 테는 작가·큐레이터·연구자들을 비엔날레 역사에 대한 가이드로 초청해 그들이 현재 진행하는 작업과 가장 연관성이 높은 과거 비엔날레 작품·이벤트·프로젝트를 선별한다.

선별된 과거의 작품은 다양한 재현과 재연의 방식으로 현재로 귀환하게 된다.

김만석·김성우·백종옥 3명의 큐레이터가 꾸리는 한국 작가 전시는 모두 35명의 작가를 통해 동시대 한국미술의 풍경을 서로 다른 3개의 창을 통해 바라보면서 예술적 상상력과 행위들을 집약시켜 보여준다.

광주비엔날레 관계자는 "1995년 제1회 광주비엔날레 '경계를 넘어'는 세계화로 인한 이동성과 하나의 지구촌 공동체의 변화상을 다뤘다"며 "2018년의 '상상된 경계들'은 전쟁과 분단·냉전과 독재 등의 근대 잔상과 21세기 포스트 인터넷 시대에서의 새로운 격차와 소외를 고찰하고 이를 뛰어넘은 미래 기치와 상상력을 제안한다"고 설명했다.

kjs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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