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대 자살률 증가, 소셜미디어 확산과 관련 있다"

입력 2017-11-14 15:50   수정 2017-11-14 1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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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10대 자살률 증가, 소셜미디어 확산과 관련 있다"

미국자살예방재단 "온라인 왕따·남들의 완벽한 삶이 정신건강에 악영향"

(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미국 10대의 자살률 증가가 소셜미디어 사용과 연관됐다는 보고서가 나와 눈길을 끈다고 AP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미국자살예방재단(AFSP)의 최고의료책임자(CMO) 크리스틴 무티어 박사 연구팀은 '임상심리학저널'에 발표한 보고서에서 최근 20년 가까이 감소 추세이던 10대 자살률이 2010~2015년 증가한 원인을 분석한 결과, 소셜미디어 사용이 급증한 시기와 맞물린다며 이같이 밝혔다.

자살률 증가의 정확한 원인은 여전히 알 수 없지만, 통계를 볼 때 소셜미디어 사용이 원인일 수 있다는 해석이다.

미 질병통제예방센터(CDC)가 2009~2015년 13~18세 청소년 50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포함한 전자기기를 하루에 최소 5시간 이상 사용한다고 답한 10대가 2009년 8%에서 2015년 19%로 2배 이상 늘어났다.

이처럼 장시간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집단은 하루 한시간 정도 사용하는 집단에 비해 자살을 생각하거나 행동으로 옮길 확률이 70%가량 높았다.

또 몹시 슬프거나 절망적이어서 자살을 계획하거나 시도한 청소년 비율은 2009년에는 32%에서 2015년에는 36%로 늘어났다.

특히 이같은 생각을 한 여성 청소년의 비율이 2009년 40%에서 2015년 45%로 눈에 띄게 증가했다.

12학년(한국의 고등학교 3학년에 해당) 여학생의 경우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소셜미디어를 사용한다'는 응답 비율이 2009년에는 58%였으나 2015년에는 87%로 껑충 뛰었다. 이렇게 매일 또는 거의 매일 소셜미디어를 사용한다고 한 응답자가 우울할 확률은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14% 높았다.





연구진은 최근 나타나는 온라인 공간에서의 왕따 행위나 페이스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완벽한 듯 보이는 다른 이들의 삶이 10대들의 정신건강에 해를 끼치는 것으로 해석했다.

지난달 열린 자살 예방캠프 개최 준비를 도운 고등학생 케이틀린 하티(17)도 "인스타그램을 몇 시간 동안 보고 있으면 마치 나만 버려진 것 같아 기분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이 연구에 참여한 진 트웬지 샌디에이고주립대 심리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와 관련 "스마트폰이 유해하지 않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소셜미디어를 10대들이 친구들하고 소통하는 수단 정도로 보는 경향이 있는데 스마트폰이나 소셜미디어 사용을 감독하는 것이 중요하며 부모가 합리적인 제한도 가해야 한다는 것이 트웬지 교수의 주장이다.

청소년 약물 전문가인 빅터 스트라스버거 뉴멕시코대 교수는 이 연구가 10대 자살과 우울증, 소셜미디어의 관련성만을 보여주는 것인 만큼 신기술에 대한 더 심도있는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스타라스버거 교수는 그러나 만화책이나 TV, 로큰롤이 처음 나왔을 때도 비난 여론이 있었다며 소셜미디어가 과도한 비판을 받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왕따의 가능성이나 익명성, 직접성 등을 고려할 때 소셜미디어는 다른 매체와 다르게 현실적인 위해를 가할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lucid@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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