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연합뉴스) 최송아 기자 = "사실 좀 피곤하지만, 대표팀에 와서 열심히 안 하고 소속팀으로 돌아가는 건 안 된다고 생각해요. 대표팀에서나 소속팀에서나 최선을 다해야죠."
한국 축구대표팀의 '캡틴'이자 중원의 핵심 기성용(스완지시티)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무릎 수술과 재활을 거쳤다.
8월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 이후에도 출전하지 못한 채 회복에 집중한 그는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마지막 2경기에 뛸 수 없는 상태임에도 팀과 동행했다.
그라운드에 설 수 없더라도 팀 안에 그가 있을 때의 '존재감' 하나로 대표팀의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로 현재 한국 축구에서 그가 차지하는 영향력은 최고 수준이다.
당시 팀이 월드컵 본선에 진출하고도 부진한 경기력에 비판을 받는 걸 지켜봐야 했던 기성용은 지난달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주장으로 복귀했지만, 팀 전체가 기량을 되찾지 못한 가운데 책임을 피해가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 '강호' 콜롬비아, 세르비아와의 2연전은 완전히 돌아온 '캡틴 기'를 확인하기에 충분했다.
14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동유럽의 복병 세르비아와의 평가전에서도 기성용은 여느 때처럼 한국의 중원을 든든히 지키며 팀의 1-1 무승부에 이바지했다.
경기를 앞두고 팀을 대표해 참석한 기자회견에서 "10일 콜롬비아전 때처럼 많이 뛰겠다"고 약속한 그는 이를 그라운드에서 실행에 옮겼다.
팀이 수비에 나서야 할 땐 중앙 수비진과 같은 위치까지 이동해 힘을 보탰고, 공격 전개 시엔 전방으로 올라와 가담하는 등 많은 활동량을 뽐냈다.
'명품 패스'와 특유의 탈압박 역시 명불허전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활발하게 움직이는 김민우(수원)를 노린 패스가 여러 번 빛을 발했다.
특히 전반 41분 오른쪽 미드필드에서 페널티지역 왼쪽의 김민우에게 정확히 가로지르는 패스를 보낸 건 '왜 기성용'인지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수술 여파를 떨치면서 소속팀에서도 풀타임을 자주 소화하는 그는 콜롬비아전 풀타임, 세르비아전 85분을 소화하며 피로가 무색한 활약을 펼쳤다.
만만치 않은 월드컵 본선 무대를 대비하는 '신태용호'에는 그 무엇보다 이번 평가전 최고의 수확으로 꼽힐 만하다.
songa@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