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키스탄도 WHO기준 33배 초미세먼지…이웃 인도와 협력은 요원

입력 2017-11-14 22:59  

파키스탄도 WHO기준 33배 초미세먼지…이웃 인도와 협력은 요원

(뉴델리=연합뉴스) 나확진 특파원 = 인도 수도 뉴델리가 1주일 넘게 극심한 스모그와 세계보건기구(WHO) 기준치 40배가 넘는 초미세먼지로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이웃한 파키스탄도 인도 접경 지역 등에서 심각한 대기오염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파키스탄 지오TV 등에 따르면 1천100만 명이 사는 파키스탄 2대 도시로 인도 국경과 인접한 동부 펀자브 주 라호르는 지난 9일 PM2.5(지름 2.5㎛ 이하의 초미세 먼지) 농도가 최고 829㎍/㎥로 측정되는 등 지난 3일부터 하루 최고 PM 2.5 농도가 400㎍/㎥를 넘는 짙은 스모그에 휩싸였다.

이는 세계보건기구(WHO) 일평균 PM2.5 기준치 25㎍/㎥의 16배에서 33배에 이르는 수치다.


13일 펀자브 주 카수르 지역에서는 짧은 가시거리 때문에 벌어진 교통사고로 2명이 숨지는 등 최근 20일간 스모그로 유발된 교통사고로만 40여 명이 숨지고 150여 명이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다행히 14일 라호르 등 지역에 2시간가량 비가 내리면서 스모그는 한풀 꺾였지만, 시민들은 해마다 되풀이되는 스모그에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파키스탄 정부는 현재 대기오염 측정 결과를 공개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으며 오염 단계에 따른 경보·대응 체계도 갖추고 있지 않다.


해마다 이맘때 극심한 스모그가 발생하는 데에는 파키스탄과 인도에 걸쳐 있는 펀자브 평야 지대에서 농민들이 추수가 끝난 뒤 다음 해 농사를 위해 한꺼번에 논밭을 태우는 것이 주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이프 안줌 파키스탄 펀자브 주 환경보호 담당 차관은 파키스탄과 인도가 모두 농민들의 논밭 태우기를 자제시키는 등 대기오염이라는 공동의 적을 막기 위해 양국이 공동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카슈미르 영유권 분쟁과 핵무기 경쟁 등으로 앙숙인 두 나라의 환경 분야 협력은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WHO에 따르면 2012년 기준 파키스탄에서는 6만명이, 인도에서는 61만명이 대기오염 때문에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rao@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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