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반영까지 시차…수출·반도체 중심 성장 한계 지적도
(세종=연합뉴스) 박대한 이세원 이대희 기자 = 한국경제 3분기 성장률이 7년여만에 최고를 기록했지만 정작 가계소득과 직결되는 고용사정은 좀처럼 개선되지 않고 있다.
고용효과가 낮은 반도체 등 수출 주도업종이 경기를 이끄는 반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갈등에 따른 관광객수 감소 등으로 숙박음식업 등 서비스업 부진 여파가 길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취업자수 증가폭은 지난 2월부터 6개월 연속 30만명 이상을 기록했다가 8월(21만2천명) 20만명대로 떨어졌다.
9월 31만4천명으로 회복하는듯 했으나 한달 만인 10월(27만9천명) 다시 20명대를 기록했다.
한국 경제가 3분기 '깜짝성장'을 했지만 문재인 정부 핵심 국정과제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아직 가시화되지 않는 것이다.
올해 3분기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보다 1.4% 증가하며 2010년 2분기(1.7%) 이후 가장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연간으로도 우리 경제는 3년 만에 3%대 성장 복귀가 확실시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역시 한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달 3.0%로 올린 데 이어 한달만에 3.2%로 또 높였다.
고용은 통상 경기에 후행하는 지표다. 그러다 보니 경기 개선이 아직 고용시장 훈풍으로 나타나지 않는 모습이다.
정부는 구조적 요인 때문이라는 설명을 내놓고 있다. 인구 증가세 둔화로 고용시장에 뛰어드는 인원 자체가 줄어드니 고용률은 올라가더라도 취업자 증가폭은 축소될 수 있다는 것이다.
경기 호조가 반도체 등 일부 수출주도 업종에 치우친 것도 한 요인으로 꼽힌다.
수출은 2분기(-2.9%) 마이너스에서 3분기(6.1%) 증가세로 돌아섰다. 특히 반도체는 연일 최대 수출 실적을 경신하고 있다.
반도체는 대규모 장치 산업인 만큼 투자 증가에 따른 일자리 창출 효과는 상대적으로 작다.
한국은행 '최근 반도체산업 주도 경기회복에 대한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반도체 제조업 전년 동기대비 취업자수 증가는 약 4천명으로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수 증가(36만명)의 1% 수준에 그쳤다.
반면 고용유발 효과가 큰 서비스업 경기가 여전히 부진하다.
중국인 관광객이 감소하며 숙박음식업 취업자수는 10월에도 2만2천명이 줄었다.
전체 서비스업 취업자 증가폭 역시 8월 13만4천명, 9월 15만3천명, 10월 10만8천명 등으로 부진한 모습이다.
오준환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용은 경기에 후행하므로 경기가 좋아지더라도 바로 고용이 개선되지는 않는다"면서 "3분기 깜짝 성장이 반도체와 수출 중심이라 내수와 고용을 높이는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중구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외국인 관광객 감소와 맞물려 서비스업 취업자가 계속 줄어들면서 전체 취업자 증가폭이 작아지고 있다"면서 "사드 사태가 해빙 분위기로 돌아섰으니 앞으로 서비스업 취업자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pdhis95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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