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도전은 되겠으나 차질은 없다" 애써 낙관
TPP 기사회생은 RCEP에 장애물…인도 등 행로선택에 시선집중
(서울=연합뉴스) 민영규 기자 = 중국이 주도하는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이냐, 일본이 선봉에 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냐.
미국의 탈퇴로 좌초 위기에 몰렸던 TPP가 최근 회생 발판을 마련하면서 아시아·태평양 지역 경제주도권 싸움에 다시 불이 붙을 조짐이다.
일본과 뉴질랜드 등 11개 TTP 가입국은 지난 11일 베트남 다낭에서 협상을 벌여 미국 없이 '포괄적, 점진적 TPP'(CPTPP)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TPP가 미국의 탈퇴로 폐기 수순을 밟을 것이라는 전망을 뒤집는 전환점이다.
아울러 중국이 아태 지역에 자국 주도의 경제질서를 이식할 가능성에 대한 돌출 변수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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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TPP가 자국 경제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취임 직후에 이 자유무역협정에서 탈퇴를 선언했다.
TPP 참가국의 경제 규모는 미국이 참가했을 때는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7.5%에 달했지만, 지금은 12.9% 수준으로 줄었다.
버락 오바마 전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의 세력확장을 견제하기 위해 추진한 핵심정책이 TPP였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중국에는 큰 호재였다.
그러나 RCEP 쪽으로 급격히 기울어지던 균형추는 미국을 제외한 11개국이 TPP의 새 모델을 추진하기로 함에 따라 다시 흔들리기 시작했다.
TPP는 12개국이 세부사항에 대한 합의를 마치고 발족을 앞둔 체제였으나 RCEP는 아직 협상이 한창 이뤄지고 있는 단계로 귀추가 주목된다.
RCEP에는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인도 등 총 16개국이 협상에 참여하고 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최근 필리핀 마닐라에서 20번째 협상이 열렸으나 구체적 내용을 두고 아직 논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아직 갈 길이 먼 중국으로서는 그 때문에 CPTPP가 어떤 식으로 자리를 잡아갈지 촉각이 곤두설 수밖에 없다.
RCEP와 TPP에 모두 참여하고 있는 호주, 말레이시아 등 7개국이 CPTPP에 더 우호적이라는 것도 중국으로서는 골칫거리다.
장쥔 중국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은 지난 14일 "CPTPP 때문에 RCEP가 차질을 빚지는 않을 것이지만 도전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세 퀴시아 전 필리핀 중앙은행장은 SCMP 인터뷰에서 "중국과 인도가 있기 때문에 RCEP가 CPTPP보다 성공적인 무역협정이 될 잠재력이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퀴시아 전 행장은 그럼에도 RCEP가 넘어야 할 난관이 많다며 "기준과 규정이 달라 이를 통일하는 게 장애"라고 설명했다.
조우 시지안 중국 칭화대 국제관계연구소 수석연구원은 RCEP의 가장 큰 장애물로 인도를 지목했다.
인도가 서비스 산업 개방을 우려하고 제조업 분야에 해외투자를 받아들이는 것을 주저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youngkyu@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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