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진 "말도 안돼…내년까지를 과세 가능 기간으로 봐야"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차명계좌와 관련한 후속 조치를 진행 중인 국세청이 2007년 이후에 발생한 관련 부당소득에 대해서만 과세 조치가 가능하다는 취지의 유권해석을 한 것으로 15일 확인됐다.
이 회장의 차명계좌 개설이 1980년대부터 이뤄졌다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 금액의 소득이 과세 범위를 벗어나게 돼 사실상 '깡통계좌 과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용진 의원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국세청이 10월 말에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과세에 대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면서 "그런데 문제는 (당국이) 세금부과 기간을 놓고 헷갈린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의 설명에 따르면, 소득세에 대한 통상의 부과제척 기간(세금을 부과할 수 있는 기간)은 5년이다. 다만 사기 등의 부정행위가 있을 경우엔 그 기간이 10년으로 늘어난다. 따라서 2008년 특검을 통해 부정행위가 입증된 이 회장의 경우 10년의 제척기간을 적용받게 된다.
다만 문제는 10년을 계산하는 기준이다.
박 의원은 "(국세청은) 지금 시점으로부터 10년 전으로 가면, '2008년, 2007년 정도의 것(소득)밖에 (과세대상이) 되지 않을까'라는 나약한 소리를 한다"면서 "그런데 이 회장이 2008년에 (차명계좌에서) 다 자기 명의로 돈을 찾아가 버린다. 결국, 국세청은 깡통계좌에 대해 과세를 하겠다는 것인데, 이건 말이 안된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현 시점'이 아닌, 특검을 통해 차명계좌가 드러난 2008년을 기준으로 이후 10년간인 내년까지 관계당국에 '과세 권한'이 주어진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연히 국민은 2008년 금융실명법 위반이 확인됐으니, 그 시점에서 거두면 되니까 아직 시간이 남은 것"이라면서 "국세청에 아주 집요하게 역할을 제대로 하라고 해야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통상의 과세가 아닌 실명에 의하지 않고 거래한 금융자산에 대한 '차등과세'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에, 비실명거래가 밝혀진 때를 기준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에 대한 기획재정부의 유권해석을 요청한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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