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익은 북한산인데 낯설게 다가오는" 정주영의 '산-풍경'

입력 2017-11-15 15:38   수정 2017-11-15 16:19

"낯익은 북한산인데 낯설게 다가오는" 정주영의 '산-풍경'

갤러리현대서 15일 '풍경의 얼굴' 개막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단원 김홍도와 겸재 정선의 산수화를 유화로 재해석하는 작업에 몰두했던 정주영(48) 작가가 산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4년 무렵이었다.

"두 거장의 작품을 그리다 실제 장소에 가면 어떻게 보일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현장에 가봤어요. (옛 작품과 실경을) 비교할 수 있는 기준점이 산이더라고요. 항상 거기에 있는 산, 그 위치나 모습에서 변하지 않는 산이 나침반처럼 느껴졌어요. 그래서 이제 실재하는 경치, 풍경을 한 번 그려봐야겠다고 생각했죠."

15일 서울 종로구 사간동 갤러리현대에서 개막한 개인전 '풍경의 얼굴'에 나온 작품 중 대다수도 북한산을 담아낸 것이다.

리넨에 넓적한 거친 붓으로 그려낸 산과 바위는 어룽어룽하다.

가까이서 들여다보면 물기라고는 없는 아마 천을 수십 차례의 거친 붓질이 쓸고 지나간 흔적이 선명하다.

어룽어룽한 풍경에서는 산의 다양한 얼굴을 읽어내고 숨겨진 여러 형상을 찾아볼 수 있다.

우연히 전시장에 들른 작가의 지인은 "분명히 낯익은 인수봉인데 낯설게 느껴진다. 기괴하다"는 평을 남겼다고.

이는 "산과 바위의 형세를 그림으로 옮기며 인간의 인식과 감각을 투사하는 어떠한 원형으로서의 형상을 찾아가는 과정"(작업 노트, 2017)이다.






작가는 기자간담회에서 "인체 같기도, 동물 같기도, 사물 같기도 하지만 조금만 위치를 달리해서 보면 그 형상들도 금방 흩어진다"라면서 "산의 일부가 어떤 형상을 닮았다기보다는 인간이 어떻게 보고 싶은가의 문제 아닌가 싶더라"고 말했다.

그 대상이란 것이 사람마다 달리 보이며 같은 사람이라고 해도 그 상황이나 시기, 마음에 따라 달리 보인다는 설명이다.

40여 점 중 약 10점은 바위의 표면인 듯싶지만, 작가의 손을 확대한 것이다.

작가는 "이 연작을 마무리하면서 추가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우연히 손을 봤는데 바위처럼 굴곡이 있더라"고 설명했다.

그는 대상의 일부를 강조해 작업하는 이유로 "부분을 취하는 것은 우리에게 익숙한 전체를 다시 낯설게 하는 작업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전시는 12월 24일까지. 문의 ☎ 02-2287-3500.

airan@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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