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이순재·신구·박소담·김슬기 주연
(서울=연합뉴스) 황희경 기자 = 30년 전 아내를 잃고 프랑스 파리에서 혼자 사는 78세의 전직 회계사 '앙리'는 까칠하고 도도하며 괴팍한 할아버지다.
그런 앙리의 집에 발랄한 대학생 '콘스탄스'가 룸메이트로 들어온다. 콘스탄스는 흡연도, 애완동물도, 애인 출입도 금지되는 까다로운 입주 조건을 통과했지만, 첫날부터 앙리의 피아노를 허락 없이 만지는 바람에 쫓겨날 위기에 처한다.
12월5일 서울 대학로 대명문화공장 1관 비발디파크홀에서 개막하는 연극 '앙리할아버지와 나'는 고집불통인 70대 할아버지와 상큼발랄한 20대 대학생의 동거 생활을 그린 코미디극이다.
2012년 프랑스에서 '앙리할아버지와 대학생'이란 제목으로 초연된 작품으로 2015년 영화로도 제작됐다. 이번 국내 초연에서는 원로배우 이순재와 신구가 '앙리'역에, 박소담과 김슬기가 '콘스탄틴'역에 더블캐스팅되면서 화려한 캐스팅으로도 관심을 끌고 있다.
작품을 제작한 수현재컴퍼니의 조재현 대표는 15일 수현재씨어터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원작 대본을 입수해 번역한 뒤 이순재, 신구 선생님께 드려야겠다고 생각했고 앙리 캐스팅이 확정된 뒤 콘스탄틴 역을 찾았다"면서 "나머지 젊은 배우들도 이순재, 신구 선생님 캐스팅이 먼저 돼서 더욱 이 작품에 믿음을 가진 것 같다"고 캐스팅 과정을 밝혔다.
최근 방송을 시작한 토요 드라마 '돈꽃'에도 출연 중인 이순재는 "원래 올해 드라마는 안 하는 걸로 알고 지난해 연말부터 연극을 해왔다"면서 "정말로 이 작품이 맘에 들어 욕심을 냈는데 우연히 드라마가 같이 시작돼 벅차긴 하지만 사이사이 비켜가며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구는 까다로운 할아버지 '앙리'역에 대해 "나와도 반쯤은 비슷한 점이 있다"면서 "나머지 반을 마저 찾아 표현하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유분방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여러 고민을 안고 있는 대학생 역을 맡은 박소담과 김슬기는 대선배들과 주연으로 호흡을 맞추게 됐다.
김슬기는 "대본도 훌륭해서 맘에 들었지만, 이순재·신구 선생님과 하면 작품 매력이 100% 발산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어 27살 김슬기 인생에 함께 해보는 영광을 누리고 싶었다"면서 "같이 해보니 연기뿐 아니라 열정, 삶에 대한 자세까지 열심히 배우고 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슬기와 동갑내기인 박소담 역시 "배우라는 직업을 하면서 고민도 많고 혼란스러운 시기에 좋은 선생님을 만나 좀 더 몰입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연극은 프랑스가 배경이지만 극에 등장하는 세대·가족간 갈등, 청년 실업, 청년 세대의 불확실한 미래에 대한 고민 등의 문제는 바로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기도 하다.
출연진들은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발랄하게 풀어내는 연극에 대해 "겨울에 어울리는 따뜻한 연극"이라고 소개했다.
박소담은 "명랑하고 쾌활한 콘스탄스 역을 맡으면서 저 자신도 조금씩 밝아지는 것 같다"면서 "추운 겨울 여러분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여줄 작품, 유쾌하게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연극"이라고 설명했다.
앙리의 아들 '폴'역에 이도엽과 조달환이, 폴의 아내 '발레리'역에 김은희와 강지원이 출연한다. 연출 이해제.
공연은 내년 2월11일까지 계속된다. 관람료 4만∼6만원. ☎ 02-744-76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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