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면초가' 메르켈, 연정협상 난관에 당내 총선책임론까지

입력 2017-11-15 19:29  

'사면초가' 메르켈, 연정협상 난관에 당내 총선책임론까지

16일 예비협상 타결일 하루 앞두고 주요 쟁점 평행선

기민·기사 연합 지지율 하락세…'오만한 리더십' 비판 여전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 최장수 총리의 길을 마련한 앙겔라 메르켈 총리가 사면초가에 몰렸다.

지난 9월 총선의 '빛바랜 승리' 결과로 유리한 선택지가 된 '자메이카 연정' 협상은 난관에 봉착해 있다.

16일(현지시간)이 예비 협상 타결일이지만 주요 쟁점은 여전히 평행선이다.

'자메이카 연정'은 연정 협상에 참여한 독일 각 당의 상징색인 검정(기독민주·기독사회), 초록(녹색), 노랑(자유민주)이 자메이카 국기 색과 같은 데서 나온 말이다.

메르켈 총리가 이끄는 집권 기민·기사 연합 내부에서 총선 책임론이 제기되고 있다.

선거 과정에서 소통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상대 진영에서 제기된 '오만한 리더십'이라는 비판 여론도 여전하다.






우선 연정협상은 난민과 에너지·환경, 조세 등 주요 쟁점에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최근 들어 에너지·환경과 조세 문제 등에서는 대립각을 세우던 녹색당과 자민당이 반 보씩 뒤로 물러서면서 타협의 여지가 다소 생겼다.

하지만 최대 난제인 난민 문제를 놓고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연간 난민 상한선 문제를 놓고 기민·기사 연합과 자민당이 찬성하고 녹색당이 반대하면서 대치 전선이 형성돼 있는 데다, 독일에 정착한 난민의 가족을 추가로 받아들이는 문제를 놓고 실타래가 복잡하게 꼬여있는 형국이다.

연정협상이 실패하면 재선거를 치를 가능성이 크다. 제1 야당의 길을 선언한 사회민주당이 연정협상에 응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사민당은 이미 자메이카 연정협상 실패 시 재선거에 임하겠다고 공언했다.

제4기 총리 임기를 시작하려 하는 메르켈 총리로서는 최악의 시나리오다.

15일 일간 디 벨트가 발표한 여론 조사한 결과 연정협상 실패 시 가장 타격을 입을 정당으로 응답자의 41%가 기민당을 들었다.






여기에다 기민당 내에서는 총선 패배에 대한 분석이 부족하다는 불만이 조금씩 터져 나오고 있다.

총선에서 승리를 거뒀지만 저조한 득표율에 대한 분석과 소통 없이 지도부가 일방적으로 당을 이끈다는 것이다.

기민당 청년연합 의장인 파울 지미아크는 "우리는 선거 결과에 대한 정직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고 일간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차이퉁이 보도했다.

지난달 총선 후 처음으로 치러진 지방선거인 니더작센주 선거에서의 패배도 메르켈 총리의 리더십을 약화시켰다.

다만, 당내에서는 연정협상 등을 고려해 아직 대체로 불만을 삭이는 분위기다.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일요신문 빌트 암 존탁이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기민·기사 연합의 지지율은 30%에 불과했다.

2011년 10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다. 총선 득표율 33%보다도 3% 포인트 낮다. 당내 위기감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셈이다.

lkbi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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