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험생·학부모 혼란 불가피…수능 특수 관련 업계 울상
(부산=연합뉴스) 오수희 기자 = 포항 지진으로 16일 치러질 예정이었던 수능시험이 일주일 연기돼 수험생과 학부모들의 혼란이 불가피해 보인다.
수험생의 컨디션 조절 문제에다 수능 연기로 면접과 논술 등 향후 입시 일정이 줄줄이 연기될 것으로 예상하기 때문이다.
수험생들은 대체로 불안감을 토로했다.
고3 수험생 이모(18) 양은 "1년 넘게 16일에 맞춰 수능 준비를 했는데 갑작스러운 연기 발표에 모든 게 엉망이 돼 버렸다"며 "일주일을 어떻게 버틸지, 일주일 후에도 컨디션을 제대로 유지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안전이 최우선이라는 반응도 적지 않았다.
수험생 박모(18) 군은 "어젯밤 수능 연기 발표 소식을 듣고도 한동안 거짓말이 아닌가 생각했다"며 "안전을 고려한 조치이기 때문에 받아들일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말했다.
수험생 이모(18·여) 양은 "지진으로 삶의 터전을 잃은 포항 수험생들은 얼마나 힘들겠냐"며 "수능 연기는 이미 결정된 일이기 때문에 친구들과 일주일만 더 고생하자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말했다.
부산 지역 고등학교는 모두 16일 휴업했다.
고사장으로 준비된 학교에서는 교사들이 전날 설치해둔 수능 현수막과 고사장 안내 표지판 등을 철거됐다. 교실은 텅 비어 있었지만 고사장 좌석을 원래 교실로 복원하는 작업도 진행됐다.
16일 오전 고등학교 주변 서점에는 수능 교재를 다시 사려는 수험생들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당초 수능시험 전날인 15일 일부 수험생들이 수능 교재를 버렸기 때문이다.
수험생을 둔 학부모들은 대학별 고사 일정에 맞춰 예약해 둔 열차나 항공편, 서울 숙박 예약을 취소하느라 진땀을 흘렸다.
대학별 고사 일정이 나오지 않아 연기된 수능 일정에 맞춰 교통편과 숙박 예약을 다시 하는 것도 어려운 형편이다.
수능 특수를 기대했던 유통업계와 외식업계, 여행업계는 밀려드는 취소 신청 때문에 울상이다.
한 여행사 관계자는 "수험생 가족이 수능 후로 잡았던 여행 일정을 취소하거나 미루려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며 "수능 특수를 준비했던 외식업체나 백화점 같은 유통업계도 혼란스러운 건 마찬가지"라고 전했다.
osh9981@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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