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사회비평가 폴 굿맨 1960년작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 출간
(서울=연합뉴스) 정아란 기자 = 미국의 저명한 사회비평가이자 심리학자, 작가인 폴 굿맨의 1960년도 명저 '바보 어른으로 성장하기'(원제: Growing Up Absurd)가 국내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당시 젊은이들이 "하고 싶은 일이 없다"며 자기 존재를 쓸모없이 여기는 모습에 젊은이들의 문제를 다룬 책의 집필에 나섰다.
책은 시스템이라는 것이 자본을 선점한 채, 최대한 많은 인재를 매수하고 반대 의견을 내는 이들의 목소리가 들리지 않게 한다고 비판한다.
가령 지역 채널을 독점한 방송국이 광고주와 검열기관 요구에 맞게 방송을 조정하고, 대학이 자신들에게 '안전한' 사람들로만 교수를 채용하는 식이다.
저자는 이러한 조직화한 시스템의 최대 문제점으로 "목표를 불분명하게 만드는 간접성"을 꼽는다.
조직화한 시스템이 추구하는 것은 이윤이나 신용, 정치 이익 등이다. 주거, 교육, 의료 등 대중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욕구를 직접 해결하려는 시도는 대신 환영받지 못한다.
그 연장 선상에서 저자는 청년의 반항·일탈 문제를 "청년들이 이 조화로운 조직(사회)에 제대로 사회화되지 못했다"는 식으로 접근하는 방식을 배척한다.
청년들의 비행이 조화로운 사회를 어지럽히는 것이 아니라, 부조리한 사회가 청소년 비행을 낳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사회를 "거대한 쥐 경주가 벌어지는 외관상 폐쇄된 방"에 비유한다. 어떤 젊은이는 그 경주에 참여하기도 하고, 또 다른 젊은이는 실격당한 채 경기장 주변을 배회하고, 일부는 경주 도중 좌절한다. 경주 시스템 자체를 공격하는 젊은이도 있다.
책은 그중 어떠한 부류에 속하든, 조직화한 시스템이 만들어낸 부조리한 사회가 잠재력 많은 젊은이를 바보 어른으로 크게끔 한다고 비판한다.
젊은이들의 변화와 성장을 위해 인간 본성의 욕구와 능력을 충족시켜줄 만큼 사회와 문화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이 책의 메시지다.
한미선 옮김. 글항아리. 472쪽. 2만1천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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