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발굴현장 교도소서 또 배관, 굴착 입증…시신 옮겼나

입력 2017-11-16 11:21  

5·18 발굴현장 교도소서 또 배관, 굴착 입증…시신 옮겼나

5·18재단, 현재 상황 종합 검토해서 17일 향후 계획 발표



(광주=연합뉴스) 정회성 기자 = 옛 광주교도소 5·18 암매장 추정지 발굴조사 현장에서 16일 또다시 미확인 배관줄기가 확인됐다.

5·18기념재단과 현장 총괄을 맡은 대한문화재연구원은 옛 교도소 북쪽 담장에서 그동안 존재를 확인하지 못했던 배관줄기 1개를 추가로 발견했다.

배관이 나온 곳은 가장 유력한 암매장 추정지인 1구간을 추가로 조사하고자 지난 13일부터 땅파기에 들어갔던 담장 인근이다.

1구간 추가 발굴조사는 1999년과 2003년 매설된 도시가스배관 2개 줄기가 묻힌 자리를 피해서 이뤄졌는데 지금껏 알려지지 않았던 배관줄기가 드러났다.

재단은 북쪽 담장 주변 전체 길이 117m 구간을 40m씩 나눠 지난 6일부터 문화재 출토 방식으로 암매장 흔적 찾기에 나섰는데 발굴 착수 2시간 만에 옛 교도소 경비교도대 막사로 이어지는 배관줄기들이 드러났다.

1구간 조사가 끝난 10일에는 25∼100㎝ 깊이로 분산된 배관줄기가 모두 8개까지 늘어났다.

발굴현장에서 과거 대규모 굴착이 이뤄진 사실이 또 한 번 입증되면서 5·18 당시 이곳에 묻혔던 시신이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재단은 옛 교도소 경비교도대원으로 군 복무했던 제보자가 임시 매장된 5·18 희생자 시신이 최종적으로 암매장한 장소라고 지목한 감시탑에 대해 재점검할 예정이다.

옛 교도소 4개의 감시탑 중 동북·서남쪽 2곳에 벙커처럼 생긴 지하공간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는데 제보자가 지목한 동북쪽 감시탑에 대한 현장조사는 아직 이뤄지지 않았다.

재단은 현장에서 속속 드러나는 변수, 감시탑 관련 암매장 제보, 최근 여러 언론매체에서 암매장 증언을 이어가는 3공수여단 11대대 출신 신순용 전 소령에 대한 견해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향후 발굴 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재단과 5월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가 지금 상황과 각 단체 의견 등을 정리해 오는 17일 광주 5·18기념문화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연다.


5·18재단과 연구원은 이날 옛 교도소 북쪽 담장 주변에서 예정된 발굴을 이어가는 한편 1980년 5월 당시와 지형이 달라진 재소자 농장 터에서 추가로 땅속탐사레이더(GPR·Ground Penetrating Radar) 조사를 했다.

5·18 희생자 유해가 암매장 추정지에서 나오면 수사를 맡게 될 광주지방검찰청 관계자도 현장을 찾아 작업을 지켜봤다.

김양래 5·18재단 상임이사는 "새로 드러나는 증언과 정황이 우리가 알고 있는 암매장 사실과 기존에 밝혀졌던 진실이 가려지지 않도록 여러 관점에서 전체적인 상황을 정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hs@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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