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동주의 투자자 펠츠, P&G 이사회 진출할 듯…표대결서 신승

입력 2017-11-16 11:37  

행동주의 투자자 펠츠, P&G 이사회 진출할 듯…표대결서 신승

펠츠의 '트라이언' GE 이어 P&G 입성 눈앞…P&G 측 "최종결과 아니다"

(서울=연합뉴스) 문정식 기자 =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미국 굴지의 기업인 프록터 앤드 갬블(P&G)의 이사회에 입성할 수 있게 됐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5일 보도했다.

이사 선출을 위한 주주 투표를 외부 기관이 개표한 결과, 펠츠는 9억7천195만 3천651표를 얻어 P&G측이 내세운 11명의 이사 후보자 가운데 최저 득표자인 에르네스토 세디요(9억7천191만 871표)를 앞섰다. 불과 4만2천780표라는 간발의 차이로 승리한 것이다.

한 달 전 자체 집계를 바탕으로 11명의 후보자 전원이 선출돼 펠츠의 도전을 물리쳤다고 주장한 P&G 측으로서는 어이없는 반전인 셈이다. 당시 펠츠는 우열을 가리기 힘든 상황이라고 맞선 바 있다.

펠츠는 이날 개표 전문업체인 IVS 어소시에이츠의 공식 결과가 나오자 즉각 승리를 주장하면서 P&G측이 이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이사회에 받아들이라고 촉구했다.

펠츠가 이끄는 행동주의 투자 펀드인 트라이언 파트너스는 성명을 통? "P&G가 결과에 불복해 시간과 주주들의 돈을 낭비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고 말하고 "주주들은 넬슨 펠츠가 이사회에 참여하는 것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승리가 확정된다면 펠츠는 미국 최대 제조업체인 제너럴 일렉트릭(GE)에 이사회에 진출한 데 뒤이은 개가를 거둔 셈이다. 펠츠는 지난달 트라이언 파트너스의 에드 가든 최고투자책임자(CIO)를 GE의 이사로 만드는 데 성공한 바 있다.

P&G는 그러나 펠츠가 리드하고 있지만 아직 최종 개표 결과는 아니라고 밝히면서 패배를 인정하지 않았다. 회사 측은 양측에 검표와 이의 제기라는 기회가 남아있다고 덧붙였다.




주주들이 행사한 투표가 모두 20억표에 달할 만큼 표대결의 규모가 큰 것은 소액주주들의 비율이 크기 때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보유한 P&G 주식은 전체의 40%로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지수에 편입된 기업들의 평균인 14%를 크게 웃돈다.

P&G와 펠츠 양측은 수십명의 주주들이 투표를 좌우하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약 250만명의 개인 주주들을 상대로 치열한 득표전을 벌여야 했다. 양측은 수주일 동안 6천만 달러 이상을 투입해가며 전국 각지를 누비며 지지를 호소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상당한 물량의 주식을 증권사 명의가 아닌 실명으로 소유하고 있다는 점도 표대결을 복잡하게 만든 요인이었다. 또한 이들의 표는 지지를 선택한 쪽으로만 송부되는 만큼 P&G와 펠츠 양측이 결과를 정확히 맞추기는 어렵다.

개표 전문 업체인 IVS는 직원들을 동원해 P&G와 트라이언 파트너스가 접수한 표를 점검해왔다. 전자투표가 다수를 차지했지만 종이 투표에 대해서는 수작업을 통해 점검해야 했다.

IVS는 기업들이 의뢰한 투표에 대해서는 통상적으로 1주일 뒤에 신속히 예비 결과를 발표해왔다. P&G의 개표 집계가 이처럼 지연된 것은 IVS가 그만큼 철저하고 신중하게 개표작업을 벌였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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