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데타 주도 군사령관, 지난주 베이징 방문해 中 군부와 회동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짐바브웨의 최대 투자국인 중국이 군부 쿠데타가 일어나리란 것을 미리 알고 있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짐바브웨의 군부 쿠데타를 유발한 권력투쟁의 핵심 인물이자 쿠데타 주동자인 콘스탄티노 치웬가 군사령관은 지난주 베이징을 방문해 중국 인민해방군 지휘부와 회동한 것으로 전해졌다.
짐바브웨에서는 전날 발생한 군부 쿠데타로 93세의 독재자 로버트 무가베가 37년간의 통치에서 물러나게 됐다.
겅솽(耿爽) 외교부 대변인은 전날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이 짐바브웨 쿠데타를 미리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치웬가 군사령관의 방중은) 군부 관할이기 때문에 자세한 사항을 모른다"고 답했다.
그는 "지금 말할 수 있는 것은 (치웬가 군사령관의 방중이) 양국에 의해 합의된 통상적인 군사 교류였다는 것"이라며 "중국은 짐바브웨 상황을 면밀하게 지켜보고 있으며, 당사자들이 사태를 적절하게 해결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중국과 짐바브웨의 밀접한 관계를 생각할 때 쿠데타 사전 통보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전했다.
짐바브웨는 아프리카 국가 중 중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 중 하나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5년 짐바브웨를 방문했을 때 "변치 않는 친구"라는 표현으로 양국의 유대 관계를 과시했다.
중국은 또한 짐바브웨의 최대 투자국이자 교역국으로서, 2000년부터 2012년까지 짐바브웨 내 128개 프로젝트에 투자했다.
여기에는 중국 국영기업이 12억 달러를 투자한 짐바브웨 최대 화력발전소 증축 공사, 짐바브웨 국립의사당 확장 공사, 짐바브웨대학 내 슈퍼컴퓨터 센터 건립, 농촌지역 병원 건립 및 의료진 파견 등이 포함됐다.
짐바브웨와 중국 군부도 끈끈한 관계이다. 중국은 짐바브웨 국립국방대학 건립 자금을 댔으며, 지난해 12월에는 중국군 지휘부가 짐바브웨를 방문해 군사훈련 지원 등 군사 교류 강화를 약속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대학의 존 아코크파리 교수는 쿠데타 사전 통보가 놀랄만한 일이 아니라면서 "양국의 밀접한 유대를 생각한다면 (치웬가 군사령관이) 갑작스러운 정변으로 중국을 화나게 하길 원치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쿠데타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하진 않았겠지만, 사태 전개는 짐바브웨의 정치적 내분을 해결하길 원하는 중국의 바람과 딱 맞아떨어지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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