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0억 투자손실' 인하대 최순자 총장…중징계 불가피

입력 2017-11-16 14:32   수정 2017-11-16 16:06

'130억 투자손실' 인하대 최순자 총장…중징계 불가피

교육부 재심서도 중징계 확인…재단 징계위서 운명 결정





(인천=연합뉴스) 정광훈 기자 = 인하대 최순자 총장이 한진해운 부실채권 투자손실에 대한 책임으로 중징계를 피할 수 없게 됐다.

교육부는 130억원대 투자손실 사건과 관련, 최근 열린 재심에서도 최 총장 등 학교 간부들의 중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대학발전기금으로 계열사인 한진해운 부실채권을 사들여 학교 재정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한 책임이 관리자 의무를 위배한 최 총장에 있다고 최종 판단한 것이다.

교육부는 당초 지난 9월 인하대에 대한 재무·회계 실태조사 결과를 인하대에 통보하면서 학교기금운용위원회 결재라인에 있던 담당 직원부터 팀장, 전·현직 사무처장과 총장을 징계하도록 인하대에 요구했다.

교육부는 인하대 측의 청구에 따라 지난주 열린 재심에서도 원안대로 총장과 사무처장 중징계 의결 요구를 유지했다. 다만 퇴직자는 징계 대상에서 제외하고 담당 팀장은 경징계 의결을 요구하기로 했다.

교육부 재심 결과에 따라 학교법인 정석인하학원은 조만간 징계위원회를 열어 관련자들에 대한 징계 수위를 결정해야 한다.

사립학교법상 내릴 수 있는 징계 수위는 파면, 해임, 정직, 감봉, 견책 등이지만 최 총장과 사무처장 등 주요 책임자들은 정직 이상의 중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인하대 교수회와 학생들은 최 총장이 사태에 책임을 지고 자진해서 사퇴할 것을 줄곧 요구해왔지만, 최 총장은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는 입장 표명으로 자진 사퇴 요구를 일축했다.

최 총장은 최근까지도 각종 국제 학술회의, 교수·학생들과의 소통 등 왕성한 대내외 활동을 펼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하지만 재단으로서는 최 총장 등 책임자들에 대한 교육부의 중징계 요구를 거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인하대가 어렵게 따낸 150억원 상당의 국비지원사업이 당장 중단될 위기에 놓여 있다. 교육부는 인하대에 대한 감사처분 결과가 최종 확정되는 대로 대학재정지원사업 수혜 제한을 심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인하대는 4년간 80억원을 지원받는 대학자율역량강화지원사업(ACE+)과 68억원이 지원되는 '사회 맞춤형 학과 활성화 사업(링크 플러스)'에 올해 각각 선정됐다.

인하대가 한진해운 부실채권 매입으로 130억원을 날렸다는 의혹이 제기되자 교육부는 자체 감사에 착수하면서 올해 지급된 국책 사업비 가운데 30%를 집행 중단시켰다.

최 총장을 비롯한 간부들의 중징계가 내려지면 교육부는 이미 집행 정지한 만큼의 사업비를 삭감하는 절차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한다. 향후 교육부의 각종 신규 재정지원 사업 선정과정에서도 불이익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교육부는 최 총장 등 인하대 관계자 5명을 업무상 배임 혐의로 검찰에 수사 의뢰한 상태다. 만일 관련자들에 대한 형사 판결이 확정되면 사업비 환수 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따라서 재단으로선 중징계 외에 달리 선택이 없어 보인다.

교수회는 최근 성명을 내고 최 총장을 파면할 것을 재단에 촉구하고 나섰다.

교수회의 한 관계자는 16일 "최 총장이 자진해서 사퇴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재단 징계위가 상대적으로 가벼운 정직 대신 파면을 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금까지 재단 측은 한진해운 채권 매입은 최 총장이 단독 결정한 것이라는 입장을 유지해왔다. 재단이 최근 들어 최 총장에게 등을 돌렸다는 내부 관측이 나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최 총장이 징계위의 결정을 기다리되 내심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징계인 정직을 기대하는 것 같다는 분석도 내리고 있다.

시민단체는 재단 측의 '꼬리 자르기' 전략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재단이 책임을 피하고자 최 총장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다며 재단의 잘못도 검찰 조사 과정에서 반드시 가려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barak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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