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농대 가즈오카 교수팀…"효모·유산균 모두 함유해 니혼슈·와인과 차별"
(도쿄=연합뉴스) 김병규 특파원 = 한국의 막걸리가 맛과 영양 면에서 일본의 전통주인 니혼슈(日本酒)를 압도한다는 일본 연구진의 조사결과가 나왔다.
일본 도쿄농업대학(양조과학과) 가즈오카 다카유키(數岡 孝幸) 교수 연구팀은 한국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의뢰를 받아 진행한 막걸리 성분 분석 결과를 16일 도쿄 도내 한 호텔에서 발표했다.
일본에 수입되는 한국 막걸리 11개 제품 중 생막걸리 4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생막걸리는 니혼슈, 와인과 달리 살아있는 효모와 유산균을 함께 함유하고 있었다.
니혼슈의 경우 효모는 함유하고 있지만 보통 여과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유산균은 없다. 와인은 장기 숙성 과정에서 미생물이 사라지는 까닭에 효모와 유산균 모두 가지고 있지 않다.
니혼슈에서 부드러운 산미(酸味)를 내는 유산(乳酸)은 막걸리에 오히려 1.2~1.9배 더 많이 함유돼 있었다.
니혼슈는 유기산(有機酸)이 많이 들어있을 수록 감칠맛이 좋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번에 조사한 생막걸리는 평균적으로 니혼슈보다 1.6~2.3배 더 많은 유기산을 가지고 있었다.
와인 특유의 맛을 내는 구연산의 경우 막걸리에 평균 607㎎/ℓ 함유돼 와인의 0~500㎎/ℓ, 니혼슈의 50~150㎎/ℓ보다 높았다.
이번 조사에서는 3대 영양소 중 하나인 단백질도 막걸리가 니혼슈보다 2.8배, 와인보다 5.5~11배 많다는 사실이 확인되기도 했다.
또 디옥시리보핵산(DNA) 생합성과 적혈구 형성, 태아의 정상 발육 등에 필요한 영양소인 엽산 역시 막걸리가 니혼슈의 11배, 와인의 5.5배 많은 것으로 조사됐다.
조사를 실시한 도쿄농대는 일본에서 양조 분야 연구에서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곳이다. aT 도쿄지사 김호동 지사장은 "권위 있는 연구진으로부터 막걸리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만큼 향후 일본 시장 홍보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aT 관계자는 "일본에서 막걸리는 미용과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이미지만 있었다"며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막걸리에 관한 정확한 정보와 지식을 일본 소비자들에게 널리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일본에서 막걸리는 2000년대 후반 한류 붐을 타고 크게 인기를 끌었다. 수출액은 2011년 4천800만 달러(약 530억6천만원)로 정점을 찍은 뒤 주춤하고 있지만 막걸리의 인기는 여전히 높은 편이다.
aT는 이날 일본 인기 연예인 스즈키 나나를 1일 명예홍보대사로 임명하고 제2의 막걸리 붐 조성을 위해 온·오프라인에서 적극적인 마케팅을 전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bk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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