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드미스 다이어리' 인기 이유, 30대 되니 알 것 같아"
(서울=연합뉴스) 이정현 기자 = "과거 청산이 제대로 되지 않고 뿌리가 제대로 서지 않으면 악행이 반복되죠. 그런 것을 제대로 잡아줬으면 하는 마음에서 나온 드라마가 '도둑놈 도둑님' 아닐까요?"
MBC TV 주말극 '도둑놈 도둑님'에서 변호사 장돌목이자 의적 '제이'(J)로 활약했던 배우 지현우(33)는 최근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가진 종영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도둑놈 도둑님'은 안방극장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독립운동가와 친일파를 소재로 해 눈길을 끌었다.
지현우는 '송곳'(2015), '원티드'(2016)에 이어 이번 드라마까지 사회적 메시지가 있는 작품과 인연이 깊은 것 같다는 말에 "저도 이런 작품들을 하면서 더 관심을 두게 됐다"며 "'송곳'이나 '원티드'가 현실을 그대로 반영했다면 '도둑놈 도둑님'은 판타지처럼 그려낸 복수극인 것 같다"고 답했다.
그는 "돌목을 연기하면서 마음 같아서는 더 시원하게 복수하고 싶었다"고 웃으며 "돌목을 카리스마 있는 모습과 능청스러운 모습을 오가는 입체적인 캐릭터로 표현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잘 마무리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현우는 함께 호흡한 서현과 김지훈에 대해서도 친밀감을 드러냈다.
"서현이는 마지막에 전통혼례를 하는 바람에 웨딩드레스를 못 입어서 서운했나 봐요. (웃음) 서현이는 특유의 순수한 부분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지훈이 형은 12년 만에 작품에서 다시 만났는데 연기에 '진심'이 느껴져서 많이 배웠어요. 나중에는 눈만 바라봐도 의지가 됐죠."
2003년 KBS 20기 공채 탤런트로 데뷔한 지현우는 드라마 '올드미스 다이어리'(2004∼2005), '메리대구 공방전'(2007), '달콤한 나의 도시'(2008), '천하무적 이평강'(2009), '천 번의 입맞춤'(2011∼2012), '인현왕후의 남자'(2012), '송곳', '원티드'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왔다.
지현우는 지난 15년간의 연기 활동에 대해 "무난하지 않은 듯 무난하게 걸어온 것 같다"며 "20대에는 제 얼굴을 알리기 위해 이것저것 가리지 않았고, 30대인 지금은 당시에는 하지 않던 연기자로서의 고민이 밀려와 공부하듯 지낸다"고 말했다.
지현우는 '원조 연하남' 격이다. 2004년 KBS 2TV 시트콤 '올드미스 다이어리'에서 그는 지 PD로 활약하며 '누나'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지현우는 "이젠 연하남 역할을 하고 싶어도 못한다. 이제 하려면 한 번 '다녀오신' 분들과 해야 한다"고 웃으며 "예전에는 그 드라마가, 지 PD가 왜 그렇게 인기가 있었는지도 몰랐는데 30대가 돼서 최근 다시 보니 왜 시청자들이 좋아했었는지를 알 것 같더라. 지금의 제가 있게 해준 작품"이라고 말했다.
그는 연애 또는 결혼 계획에 대해서는 "예전에 제가 20대일 때 30대였던 안재욱 형이나 김민종 형을 보면서 '왜 연애 안 할까, 결혼 안 할까' 궁금했는데 그 나이가 돼보니 알겠다"며 "지금은 일에 대한 갈증이 더 크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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