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이재혁 기자 = 경북 포항 지진 당시 CCTV로 촬영한 경주 첨성대 모습이 지난해 경주 지진 때와는 달랐다.
규모 5.8을 기록한 경주 지진 때는 상단이 휘청거린다고 느낄 만큼 심하게 흔들리는 모습이 영상에 담겼다. 주변을 지나는 사람이 영문을 모르는 듯 당황해하는 모습도 나온다.
정밀 계측 결과 중심축이 기울고 상부 정자석이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재청과 학자들은 붕괴를 걱정할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했지만, 당시 CCTV 영상이 인터넷으로 퍼지자 첨성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번에는 달랐다. 15일 찍힌 CCTV 영상에는 규모 5.4 지진이 발생한 오후 2시 29분이 되자 8∼9초간 땅이 조금씩 진동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러나 첨성대 자체가 흔들리는 느낌이 없어 경주 지진 때 상단이 좌우로 흔들리던 것과 대조를 보인다.
바로 옆에 3명이 일하고 있었지만, 땅이 흔들릴 때 특이한 행동 없이 하던 일을 계속했다.
지진을 전혀 감지하지 못한 건지, 지난해 600여차례나 되는 여진을 겪은 탓인지 태연한 모습이다.
관광객으로 보이는 사람도 마찬가지다.
첨성대가 경주 지진 진앙에 인접한 것(약 7.5㎞)과 달리 포항 지진 진앙에서 비교적 멀리 떨어진 것(약 32㎞)이 이유로 꼽힌다.
국립문화재연구소 김덕문 방제팀장은 연구소와 경주시는 "이런 사태에 대비해 첨성대를 꾸준히 관찰하고 있다"며 "안전진단 결과 첨성대 자체에 이렇다 할 만한 피해는 없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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