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선변호인단, 지난 6일부터 기록 검토 중…朴 접견 시도했으나 거부당해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박근혜 전 대통령이 구속 연장에 반발해 재판 거부에 나선 지 16일로 한 달이 되면서 재판 재개 시점에 관심이 쏠린다.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지난달 16일 열린 재판에서 법원의 구속 영장 재발부 결정에 반발해 '총사퇴'라는 초강수를 뒀다.
당시 유영하 변호사는 "무죄 추정과 불구속 재판이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이 힘없이 무너지는 현실을 목도하면서 피고인을 위한 어떤 변론도 무의미하다는 결론에 이르렀다"는 말로 사임 이유를 설명했다.
박 전 대통령도 "정치적 외풍과 여론의 압력에도 오직 헌법과 양심에 따른 재판을 할 것이란 재판부에 대한 믿음이 더는 의미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향후 재판은 재판부의 뜻에 맡기겠다"며 사실상 재판 거부 의사를 밝혔다.
또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 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자신이 '정치 보복'의 희생양이라는 프레임을 통해 지지층을 결집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다.
이후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9일 열린 속행 공판에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재판부는 유영하 변호사 등이 사임 의사를 철회할 가능성이 희박하자 국선변호인을 선정해 재판을 진행키로 했다. 그동안은 박 전 대통령 재판을 잠정 중단했다.
법원은 지난달 25일 법조 경력이 6년 차부터 31년 차에 이르는 국선변호인 5명을 박 전 대통령의 변호인으로 선정했다. 다만 변호인단의 충실한 재판 준비와 불필요한 인신공격 차단을 위해 구체적인 인적 사항은 비공개했다.
국선 변호인단은 이달 6일 검찰에서 12만여 쪽에 달하는 사건 기록을 넘겨받아 현재 기록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 안팎에서는 박 전 대통령의 재판이 이르면 이달 말이나 12월 초쯤 재개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재판부가 국선변호인 측에 시간을 충분히 준다고 했다. 변호인단이 기록을 가져간 게 6일이니 최소 3주 정도는 시간을 준다고 보면 이달 말이나 12월 초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판부가 기일을 잡는다고 하면 검찰 측에 의견을 구할 것 같은데 아직 연락받은 건 없다"는 말도 덧붙였다.
국선변호인단은 재판 준비를 위해 최근 박 전 대통령을 접견하려고 두 차례 시도했으나 박 전 대통령 측에서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달 18일을 끝으로 유영하 변호사의 면회도 받지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박 전 대통령 재판이 재개되더라도 정상적인 재판 진행은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박 전 대통령이 재판 출석을 거부할 경우 당사자가 빠진 상태로 궐석 재판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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