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연합뉴스) 황정우 특파원 = 후진국형 참사로 영국 사회를 충격에 빠트렸던 런던 고층 아파트 화재로 사망한 이들이 71명으로 최종 확정됐다.
런던경찰청은 희생자 유해 2구를 추가로 수습해 신원을 확인했다면서 이제 더는유해를 찾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16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14일 24층짜리 런던 공공 임대아파트 그렌펠타워에서 발생한 화재로 목숨을 잃은 희생자는 71명으로 확정됐다. 참사가 발생한 지 5개월여만이다.
화재 발생 직후 최소 6명으로 알려진 희생자 수는 걷잡을 수 없이 불어났다. 화염이 순식간에 건물 전체로 번진 탓에 미처 대피하지 못한 채 갇혀 있던 입주민들이정밀한 구조·수색 작업이 진행되면서 무더기로 유해로 발견됐다.
런던경찰청은 참사 발생 닷새가 지난 시점에서 모두 79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정밀 수색작업을 진행했다.
희생자 가운데는 6명의 일가족과 구성원이 5명인 세 가족이 포함됐다. 갓 난 아이부터 84세 노인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입주민들이 변을 당했다.
아기를 안은 채 숨진 것으로 발견된 엄마는 구조작업 요원들을 먹먹하게 만들었다. 이 가족의 아빠와 다른 아이 역시 함께 변을 당했고 아이 한 명만 살아남았다. 이외에도 수많은 안타까운 사연이 영국 사회를 흔들었다.
주민들이 이미 그렌펠 타워 소유주인 구당국에 수차례 화재 위험을 경고했던데다 구당국이 리모델링을 하면서 비용을 아끼려고 사용한 가연성 외장재가 불쏘시개로 작용한 것으로 지목되면서 그렌펠 타워 화재는 '후진국형 참사'로 기록됐다.
이후 영국 정부는 노후 고층아파트의 외장재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상당수가 비슷한 가연성 외장재가 사용됐음을 확인하고 시당국 등에 교체를 지시했다.
화재로 집을 잃은 320가구 대부분은 새로 정착할 곳을 얻지 못한 채 여전히 호텔 등 임시 거처에서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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