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美 관영 언론매체에 '외국대행사' 지정 사전 경고

입력 2017-11-16 23:04  

러, 美 관영 언론매체에 '외국대행사' 지정 사전 경고

외국 이익 대변 기관으로 규제 방침…美의 자국 언론 규제에 대한 보복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 법무부가 자국 주재 미국 관영 언론매체들에 외국의 이익을 대변하는 '외국대행사'(foreign agent)로 지정될 수 있다고 사전 경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경고 조치는 러시아 의회가 외국 언론매체들도 외국대행사로 지정될 수 있도록 관련 법률 개정 작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서둘러 취해졌다.

법무부는 16일(현지시간) 미 정부의 지원을 받는 '미국의 목소리'(VOA), 라디오 프리 유럽(Radio Free Europe/Radio Liberty) 등의 미국 매체를 포함한 9개 매체가 개정될 법률에 따라 외국대행사로 지정될 수 있다고 통지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하원은 전날 외국 언론매체들을 외국대행사로 지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률 개정안을 414명 참석 의원 전원의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러시아는 지난 2012년 외국의 자금지원을 받는 비정부기구(NGO)를 의무적으로 외국 대행사로 등록하도록 법률을 채택했으나 지금까지 언론매체들은 이 법률 적용 대상에서 빠졌었다.

하원에서 채택된 법률 개정안은 상원 승인과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조만간 발효할 것으로 보인다.

특정 언론매체를 외국 대행사로 지정할지는 법무부가 결정한다.

외국대행사로 지정된 언론매체는 외국의 지원을 받는 NGO들이 받는 것과 똑같은 제한과 의무를 지게 된다.

특히 매체를 외국대행사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야 하며 외부의 금전적 지원과 회계 등에 관한 상세한 정보를 정기적으로 해당 관청에 보고해야 한다.

러시아는 이 같은 조치가 앞서 러시아 관영 뉴스전문 방송채널 'RT'의 미국 지사('RT 아메리카')를 외국대행사로 지정한 미 당국의 조치에 대한 대응이라고 설명했다.






cj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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