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감독이 탄식한 김하성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날 것"

입력 2017-11-17 00:22  

일본 감독이 탄식한 김하성 "결승에서 일본과 다시 만날 것"

역동작 걸린 가운데 다이빙 캐치로 일본 찬스 맥 끊어

"졌다고 분위기 다운된 건 없어…가능성을 봤다"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한국 야구대표팀은 연장 대결 끝에 일본에 7-8로 졌지만, 김하성(22·넥센 히어로즈)은 반짝반짝 빛났다.

김하성은 16일 일본 도쿄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일본과 개막전에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전해 5타수 2안타 1홈런 1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하성은 4번 타자로도, 유격수로도 '만점'이었다.

0-1로 끌려가던 4회 초 김하성은 호투하던 일본 선발 야부타 가즈키의 초구를 받아쳐 동점 솔로포를 터트렸다.

3회까지 한국 타선을 노히트로 틀어막은 야부타는 김하성에게 한 방 얻어맞고 완전히 무너졌다. 김하성의 홈런이 시발점이 돼 한국은 4회에만 4점을 얻어 역전했다.

김하성이 더욱 빛난 건 수비에서도 흠잡을 데 없는 활약을 펼쳐서다.

도쿄돔은 베이스 근처에만 흙이 깔려 불규칙 바운드가 적다. 대신 타구 속도가 빨라 처음 그라운드에 서는 선수는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린다.

도쿄돔을 처음 찾은 김하성은 마치 안방인 고척돔에서 경기하는 것처럼 편안하게 수비했다.

특히 5회 말 보여준 호수비는 이나바 아쓰노리 일본 대표팀 감독을 탄식하게 했을 정도다.

김하성은 무사 1루 구와하라 마사유키 타석에서 1루 주자 가이 다쿠야가 스타트를 끊자 2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려고 몸을 왼쪽으로 기울였다.

이때 일본의 작전은 주자가 먼저 스타트를 끊고, 타자가 타격하는 '런앤히트'였다.

김하성의 무게 중심은 왼쪽으로 기울었고, 구와하라가 친공은 그의 오른쪽으로 흘러갔다.

보통 선수라면 잡을 엄두조차 내지 못할 타구였지만, 김하성은 순간적으로 몸을 날려 다이빙 캐치로 글러브에 가두는 데 성공했다.

곧바로 잽싸게 일어나 1루에 정확하게 송구, 타자 주자를 잡아냈다.

이후 한국은 연장에서 승부치기 대결을 벌인 끝에 역전패해 2년 전 '도쿄 대첩'을 재현하지 못했지만, 김하성은 이번 경기를 통해 또 성장했다.

김하성은 경기 후 "졌다고 해서 분위기가 다운된 건 없다. 일본 오기 전부터 분위기는 좋았다"면서 "경기는 졌지만, 가능성을 봤다. 앞으로 경기가 남았다. 일본과 결승에서 다시 붙을 수 있도록 하겠다"며 17일 대만전 '필승'을 다짐했다.

4bu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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