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매체, 트럼프 다루는 법 2탄…"등돌리면 파괴본능 자극으로 사태 악화"
유럽 정치도자들에게 반미주의 경계…"민주사회들간 연대 유지 희망 포기말아야"
(서울=연합뉴스) 윤동영 기자 =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취임 직후 트럼프를 다루는 법으로 "그의 부푼 자아를 만족시키는" 방법들을 제시한 외교·안보 전문 매체 포린 폴리시의 조언대로 최근 트럼프를 손님으로 맞았던 한국, 일본, 중국은 화려하고 장대한 의전을 펼친 것은 물론 특히 일본은 그의 맏딸 이방카도 별도 의전을 통해 극진하게 대접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의에 이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등의 참석을 통해 세계 주요 국가 정상 대부분과 최소한 한차례 수인사하고 나자 포린 폴리시는 세계 지도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제1주의'에 "심란해 하며 이제 트럼프와 협력을 포기하고 싸워야 할 때 아니냐고 고민하는 게 이해되긴 하지만 그래선 안 된다"는 2번째 조언을 내놓았다.
미국외교협회(CFR) 선임연구원이기도 한 찰스 쿱찬 조지타운대 교수가 쓴 이 글의 요체도 "그의 자아에 맞춰주라"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등을 돌리기엔 "미국이 너무 강력하고 영향력이 큰 나라"라고 지적한 그는 "화나고 낭패감이 들더라도, 트럼프 대통령과 상대하면서 그의 파괴본능에 재갈을 물리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미국의 우방들에 조언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 같은 대중 선동주의자들의 특징을 "넘어졌다고 해서 물러서는 법 없이 더 맹렬하게 달려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개혁 문제를 비롯해 핵심 선거 공약들이 좌절하고 반대당인 민주당 측 물론 같은 당인 공화당 핵심 의원들이나 내각과도 충돌하면서 지지가 급락했음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인종주의 색채가 가미된 민족주의"는 지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트럼프 대통령의 모습은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현실로 인정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 동안 국제사회가 할 일은 첫째, 그와 어울리면서 "그의 행태에 작은 영향이라도 미칠수 있는 방법을 찾는 것"이라고 쿱찬 교수는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경과 인정을 갈망"하는데 "그를 피하고 고립시키는 것은 사태만 악화시킬 뿐"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좋아하지 않는 정책들을 없애버리려 할 때라도 늘 탈출구는 열어두는 경향이 있는 만큼, 잘하면 성과가 생길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파기하려 하면서도 단도직입적으로 하지 않고 의회에 공을 넘긴 일 등을 보면, "가다 서다 하는 게 그의 천성적인 변덕 때문인지 영리한 협상 전략인지는 알 길이 없지만, 협상의 문은 열려 있다는 뜻은 분명하다"고 쿱찬 교수는 강조했다.
협상 결과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핵협정을 폐기할지, 유지할지는 알 수 없지만 "시도해볼 가치는 충분하며, 트럼프를 멀리하는 것은 그의 최악의 본능을 자극할 뿐"이라는 것이다.
둘째, 그와 상대한다고 해서 그의 바람대로 해주라는 것은 아니다. 그를 분별 있는 입장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노력하고 그게 실패하면 자신의 입장을 고수해야 한다. 이란 핵협정, 파리기후협정,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은 모두 지켜내는 것 외엔 다른 도리가 없는 일들이라고 쿱찬 교수는 주장했다.
셋째,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중의 반감이 반미주의로 전환하지 않도록 해야 조심해야 한다고 쿱찬 교수는 우방 지도자들에게 조언했다.
정치인들이 그런 흐름에 영합하려는 유혹을 받을 수 있지만 "그것은 민주주의 사회들과 미국을 대척케 하는 위험이 있다"며 "대서양 양안의 민주사회들 간 연대와 공동체의 유지라는 희망"을 포기하지 말 것을 그는 호소했다.
쿱찬 교수의 조언은 주로 미국의 우방들을 향한 것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을 탐구하고 있을 북한과 이란에도 참고 자료가 한가지 늘어난 셈이다.
ydy@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