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보경 = 재정 건전성 악화로 고전 중인 중국은행들이 새로운 자본 조달 방법으로 전환사채(CB) 발행을 고려하기 시작했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재무상황이 악화한 몇몇 중국 중형은행들이 잇따라 CB 발행에 나섰다.
CB는 일정 기간이 지나 채권자의 청구가 있으면 미리 약속된 조건으로 발행회사의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을 말한다.
광다(光大·에버브라이트)은행이 최근 45억 달러(5조원) 규모의 CB를 발행했고, 광다은행과 비슷한 규모의 핑안(平安)은행과 민성(民生)은행도 최근 중국 당국으로부터 100억 달러(11조원)가 넘는 CB 발행에 대한 허가를 받았다.
중국은행들이 CB에 눈을 돌리게 된 데에는 수익 악화, 정부 규제 등으로 은행들의 자본 조달이 점점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WSJ는 해석했다.
대표적 예가 광다은행으로, 은행은 지난 3분기 이자수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9%나 감소했다. 또 순수익이 제자리걸음을 하는 사이 부실채권 규모는 9.2%나 불어난 300억 위안(5조원)을 기록했다.
설상가상으로 중국 당국이 은행 재정 투명화를 위한 압박을 강화하자 광다은행은 지난 3월 300억 위안 규모의 전환사채를 발행하며 문제 해결에 나섰다.
은행이 발행한 CB의 금리는 0.2∼2%로, 일반 채권 금리(2.5%)보다 훨씬 낮다.
그 결과 자기자본비율이 지난 1년 동안 1%포인트 이상 떨어졌던 광다은행은 CB 발행 이후 비율을 규제기준을 상회하는 8.35%까지 끌어올릴 수 있었고, 평균 차입비용도 크게 줄일 수 있다.
또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배에 그쳤는데도 실질적으로 자본 조달에 성공했다.
WSJ은 "회계장부를 깨끗이 하고 싶은 중국은행들이 자본 조달을 위한 새로운 속임수(trick)를 발견했다"며 "투자자들은 중국의 CB 시장 확대에 대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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