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리적 마지노선' 장중 1,100원 깨진 16일 하루 새 8천만 달러 증가
(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최근 원/달러 환율이 연저점을 기록한 가운데 달러를 사들이는 손길이 늘면서 주요 시중 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이 한 달 만에 12% 증가했다.
18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농협 등 주요 은행 5곳의 달러 예금 잔액은 16일 기준 총 424억 달러, 한화로 환산하면 47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한 달 전인 10월 16일 잔액(377억 달러)보다 12.4%(47억달러) 늘어난 것이다.
은행별로는 달러 예금이 가장 많은 하나은행의 잔액 규모가 한달전인 146억600만 달러에서 158억1천300만 달러로 8% 이상 늘었다.
우리은행[000030]의 달러 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86억9천400만 달러에서 99억3천400만 달러로 14% 증가했다.
신한은행도 63억1천800만 달러였던 예금 잔액이 71억4천만 달러로 한 달 동안 13% 증가했다. KB국민은행의 경우 지난달 62억6천800만 달러에서 67억5천500만 달러로 8% 늘었다.
상대적으로 달러 예금 잔액 규모가 적은 농협은행은 18억6천100만 달러에서 27억6천만 달러로 48%나 급증하는 모습을 보였다.
5대 시중은행의 달러 예금 잔액은 16일 단 하루만 놓고 보더라도 8천200만 달러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은 원/달러 환율이 1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장중 1,100원대 아래로 무너져내린 날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었던 달러당 1,100원 선이 깨지자 상대적으로 달러 가치가 낮을 때 예금해 두려는 움직임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했다가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받는 금융상품이다.
달러 예금을 개설해두면 은행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원하는 시점에 달러를 사거나 팔 수 있다. 달러 가치가 오르면 손쉽게 환차익을 얻을 수 있는 데다가 따로 세금도 붙지 않아 직장인들이 투자방식으로 선호하고 있다.
실제로 16∼17일 사이에 회원 수가 27만명인 한 재테크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달러 매수를 고민하는 '환테크'(외환거래를 통한 재테크) 관련 글이 줄지어 올라왔다.
최근 달러를 환전해 외화 통장에 예금했다는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번에 북한에서 미사일을 쏘고 미국과 관계가 악화할 때마다 달러 환율이 뛰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며 "이렇게 달러 가치가 낮을 때 사두면 나중에 언젠가는 다시 오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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