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동열 감독, 국가대표 사령탑 부임 후 첫 승
임기영 7이닝 무실점 역투…이정후, 6회 말 결승 3루타
18일 일본-대만전 결과에 따라 결승 진출 갈려…한국 유력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젊은 한국 야구대표팀이 잠수함 투수 임기영(KIA 타이거즈)의 춤추는 변화구와 '바람의 손자' 이정후의 결정력을 앞세워 대만을 꺾고 대회 첫 승을 거뒀다.
선동열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2017' 대만과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날(16일) 일본과 첫 경기에서 연장 10회 혈전 끝에 7-8로 패했던 '선동열호'는 난적 대만을 누르고 결승행 가능성을 키웠다.
이번 대회를 통해 국가대표 사령탑으로 데뷔한 선동열 감독은 두 경기 만에 첫 승을 신고했다.
한국은 프로선수가 참가 국제대회 대만과 경기에서 7연승 행진을 이어가며, 상대 전적 24승 13패의 절대 우위를 이어갔다.
이날 한국은 대만 선발 천관위(5⅔이닝 3피안타 1실점)에 막혀 고전했다.
하지만 선발 임기영이 7이닝을 2피안타 무실점 7삼진으로 막아내며 경기를 팽팽하게 끌어갔다.
결승점은 0-0으로 맞선 6회 말 2사 후에 나왔다.
4번타자 김하성(넥센 히어로즈)이 볼넷을 골랐고, 2사 1루에서 이정후(넥센)가 천관위를 공략해 오른쪽 담을 직접 때리는 3루타로 천금같은 타점을 올렸다. 이정후가 뽑은 1점은 한국에 귀중한 승리를 안기는 결승점이었다.
이날 1루 코치로 나선 '바람의 아들' 이종범 코치는 아들 이정후의 결승타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한국은 1회 말 선두타자 박민우(NC 다이노스)의 3루수 앞 내야안타와 구자욱(삼성 라이온즈)의 볼넷으로 1사 1, 2루 기회를 잡았으나 김하성이 삼진, 이정후가 3루수 파울 플라이로 물러나 초반 기회를 놓쳤다.
이후 공격의 실마리를 풀지 못하면서 위기의 순간도 있었으나 임기영의 호투가 빛났다.
임기영은 3회 초 1사 후 옌훙준에게 2루타를 허용했다. 그러나 거우푸린을 삼진 처리하고 양다이강을 유격수 땅볼로 돌려세워 첫 위기를 넘겼다.
4회 1사 후에는 왕보룽과 천쯔하오에게 연속 볼넷을 내줬지만, 주여우셴의 잘 맞은 타구를 좌익수 김성욱(NC)이 20m 정도를 달려가 잡아내는 호수비를 펼쳐 고비를 넘겼다.
6회 1사 1, 2루에서도 천쯔하오와 주여우셴을 내야 뜬공으로 돌려세워 무실점 이닝을 늘려갔다.
임기영은 7회를 삼진 3개로 삼자범퇴 처리하며 투구 수 109개의 역투를 화려하게 장식했다.
좀처럼 천관위를 공략하지 못했던 한국은 6회 말 2사 1루에서 이정후의 한 방으로 물꼬를 텄다.
대만 우익수 천쯔하오가 펜스를 향해 몸을 던졌지만, 이정후의 타구는 높고 빨랐다. 김하성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고 이정후도 날렵하게 3루에 도달했다.
한국은 8회 초 수비 2사 1루에서 대만리그 4할타자 왕보룽에게 2루타를 맞아 2, 3루에 몰렸다.
하지만 마운드에 올라온 장필준(삼성)이 천쯔하오와 풀 카운트(3볼-2스트라이크) 승부에서 시속 147㎞ 직구를 던져 루킹 삼진을 잡아 마지막 위기를 넘겼다.
1승 1패로 예선을 마친 한국은 결승 진출 가능성을 한껏 키웠다.
일본(1승)과 대만(1패)은 18일 도쿄돔에서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일본이 승리하면 한국과 일본이 결승에 진출한다.
객관적인 전력에서 일본이 앞서고, 일본도 대만전에서 패하면 결승 진출이 위험해질 수 있어 대만이 더 코너에 몰렸다.
대만이 승리하면, 3팀이 모두 1승 1패로 물려 팀 퀄리티 밸런스(TQB)로 순위를 가린다. TQB 공식은 '(득점÷공격 이닝)-(실점÷수비 이닝)'이다.
jiks79@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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