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사후 부인 루샤 심각한 우울증 시달려"

입력 2017-11-18 12:04  

"中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사후 부인 루샤 심각한 우울증 시달려"

홍콩 명보 보도…"정치적 이유로 '짐짝' 처럼 옮겨지는 처지 비관"

자오쯔양 비서 원로 바오퉁, 트위터에 "이게 의법치국이냐" 일갈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지난 7월 간암으로 사망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노벨평화상 수상자 류샤오보(劉曉波)의 부인 류샤(劉霞)가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고 홍콩 명보가 18일 보도했다.

명보에 따르면 독일에 거주하는 중국 인권활동가 쑤위퉁(蘇雨桐)은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류샤가 최근 수술을 받았으며, 그녀의 우울증이 매우 심각한 상태"라고 전했다.

중국 정부에 의해 가택연금 상태에 놓인 류샤는 남편 류샤오보의 유품이나 서적 등을 보면서 극심한 슬픔에 빠져드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정치적으로 민감한 시기마다 중국 정부에 의해 '짐짝'처럼 옮겨 다녀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고 있다고 지인들은 전했다.

류샤는 류샤오보의 사망 후 외국으로 이주하길 원했으나, 7월 15일 남편의 장례식 직후 중국 당국에 의해 윈난(雲南)성 다리(大理)시로 강제 여행을 가면서 외부와 40여 일간 연락이 두절됐다.

이후 베이징의 자택으로 돌아왔으나, 지난달 제19차 중국 공산당 전국대표대회(당 대회) 기간에는 다시 강제로 베이징 밖으로 여행을 떠나야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류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이 같은 대우에 자오쯔양(趙紫陽) 전 당 총서기의 비서를 지낸 원로 바오퉁(鮑동<丹+터럭삼변>)은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일갈했다.

바오퉁은 "류샤가 당의 지시에 따라 짐짝처럼 여기저기 옮겨 다녀야 한다면 이것이 정녕 전면적인 '의법치국'(依法治國)이냐, 이것이 19차 당 대회의 정신이고, 시진핑의 신시대냐"라고 꾸짖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은 19차 당 대회 보고에서 "사회주의 민주정치를 적극 발전시키고, 전면적인 의법치국을 추진해 당의 영도, 인민의 주인 역할, 의법치국을 유기적으로 통일한 제도 건설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법치주의를 뜻하는 의법치국은 19차 당 대회에서 당장(黨章·당헌)에 삽입된 '시진핑 신시대 중국 특색 사회주의 사상'의 핵심 요소 중 하나이다.

바오퉁은 전날 85세 생일잔치를 하면서 류샤오보와 함께 '08헌장'(零八憲章) 작성에 참여한 헌법학자 장쭈화(張祖樺)를 초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08헌장은 2008년 중국 지식인들이 공산당 일당체제 종식을 요구하며 발표한 헌장이다.

ssahn@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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