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군인·시민사회·여당 주도…"수천명 모여 대통령 퇴진 '축하'"
현지 매체 '궁지에 몰린 무가베' 보도
(이스탄불=연합뉴스) 하채림 특파원 = 군부가 정부를 장악한 후 가택연금 상태인 짐바브웨 대통령의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18일(현지시간)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에는 오전부터 수천 명이 모여 로버트 무가베(93)에게 퇴진을 요구하고, 독재 종식을 축하했다.
이날 시위는 짐바브웨 재향군인회, 시민사회, 여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 주(州)지부를 중심으로 조직됐다.
짐바브웨 군부도 집회를 지지했다.
시위 현장은 무가베의 퇴진을 예상하며, 환영과 축하 분위기로 넘쳐났다.
군중은 "할 만큼 했다. 무가베는 물러나야 한다"고 외치며, 휘파람과 환호, 박수로 기쁨을 나타냈다.
'당장 짐바브웨를 떠나라'고 쓰인 포스터가 곳곳에 뿌려졌다.
현지 유력 일간지 1면에는 '궁지에 몰린 무가베'라는 헤드라인으로 그의 퇴진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실렸다.
쿠데타를 이끈 군부 수장 콘스탄틴 치웬가와 최근 경질된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75)을 응원하는 포스터를 든 이들도 곳곳에 보였다.
행진에 참가한 시민 프레드 무바이는 AP통신 취재진에 "짐바브웨인들은 오랫동안 고생했고 이제 마침내 기쁨이 왔다"면서 "오늘은 크리스마스 같다"고 말했다.
군부는 이달 5일 새벽 주요 시설을 장악한 후 국영방송을 통해 "대통령 주변의 범죄자를 겨냥해 작전에 나섰다"고 발표하고, 쿠데타는 아니라고 주장했다.
가택연금 상태인 무가베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하고 있다.
ZANU-PF는 무가베 대통령의 후임으로 유력하게 거론되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과 무가베 대통령의 퇴진, 탄핵 가능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장기간 무가베 대통령의 이인자 역할을 한 '혁명동지'이나, 대통령직 부부승계를 노린 그레이스 여사와 권력투쟁 구도 속에 이달 6일 경질돼 국외로 도피했다.
군부의 신임을 받는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은 쿠데타로 무가베 대통령이 가택연금 된 후 귀국했다고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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