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일본-대만전 찾아 직접 전력분석
(도쿄=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일본과 대만의 경기를 관전한 한국 야구대표팀 맏형 장필준(29·삼성 라이온즈)의 눈빛은 마지막까지 진지했다.
일본과 대만 선수들의 타격 자세를 지켜보면서 특징 하나하나를 메모하느라 분주했다.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 결승행을 확정한 대표팀은 18일 훈련을 취소하고 선수단에 휴식을 줬다.
선수들 가운데 15명은 쉬는 대신 이틀 동안 열전을 벌였던 도쿄돔을 다시 찾아 일본과 대만의 경기를 지켜봤다.
이날 경기의 승자와 19일 결승전을 벌이기 때문이다.
관중석에서 관람하던 대표팀 선수들은 일본 쪽으로 경기가 기울자 하나둘 자리를 떴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건 결승전 선발 박세웅(22·롯데 자이언츠)과 장필준이었다.
박세웅은 "아무래도 일본과 결승에서 다시 만날 것 같다"며 "컨디션은 괜찮다. 결승전이라고 특별할 건 없다. 시즌 때 하던 것처럼 던질 것"이라고 말했다.
5회가 지나자 박세웅은 일찌감치 휴식하기 위해 숙소로 돌아갔다.
혼자 남은 장필준은 뚫어지게 그라운드를 응시했다.
그의 수첩에는 일본 타자들에 대한 전력분석 자료가 빼곡하게 채워지고 있었다.
일본 타자에 대한 추가적인 정보가 필요하면 손에 꼭 쥐고 있던 태블릿 PC를 꺼내 대표팀 전력분석팀이 전달한 영상을 계속 돌려봤다.
장필준은 "당연히 결승전 등판 준비를 한다"며 "누가 (결승에) 올라오든 무조건 이겨야 한다"고 했다.
그는 16일 일본전에서 1이닝 3탈삼진 무실점, 17일 대만전에서 1⅓이닝 3탈삼진 무실점으로 이번 대회 7개의 아웃카운트 중 6개를 삼진으로 잡았다.
일본전에는 8회 등판해 셋업맨으로 깔끔하게 4-3 리드를 지켰던 장필준은 대만전에 마무리 투수로 변신, 1-0으로 앞선 8회 초 2사 2, 3루에서 구원 등판했다.
안타 하나면 역전을 허용할 절체절명의 상황에서 등장한 장필준은 대만 4번 타자 천즈하오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회에도 마운드를 지킨 그는 1사 후 안타를 맞았지만, 두 타자를 연달아 삼진으로 처리하고 한국의 결승 티켓을 지켰다.
천즈하오를 잡아내고도 덤덤하게 더그아웃으로 돌아가 더욱 눈길을 끌었던 장필준은 "솔직히 올라가서 무슨 생각으로 던졌는지 기억도 안 난다"며 웃었다.
장필준이 앞선 2경기에서 보여준 강력한 직구를 다시 뿌린다면, 한일전 패배 설욕도 그만큼 가까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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