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기억할게요"…단원고 미수습자 추모 이틀째 이어져(종합)

입력 2017-11-19 16:59  

"늘 기억할게요"…단원고 미수습자 추모 이틀째 이어져(종합)

우원식·노회찬 원내대표, 김상곤 부총리 등 조문…20일 발인

(안산=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3년 반 만에 장례를 치르게 된 세월호 참사 단원고 미수습 피해자 박영인·남현철 군과 양승진 교사의 합동분향소에는 장례식 이틀째인 19일 매서운 추위 속에서도 추모객의 조문 행렬이 이어졌다.




미수습자 가족들은 비통함 속에서도 차분하게 조문객 한 명 한 명을 맞이했다.

금방이라도 터질 것 같은 울음을 힘겹게 참아내는 듯한 이들 모습에 조문객들은 침통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빈소가 마련된 경기 안산시 안산제일장례식장을 찾은 한 시민은 "돌아가신 양승진 교사와 박영인, 남현철 군과는 직접적인 인연은 없지만, 교직에 몸담은 입장에서 마음이 좋지 않아 직접 장례식에 찾아왔다"고 말했다.

경기도에서 교사 생활을 하고 있다는 그는 "제삼자도 이렇게 마음이 아픈데 가족을 찾지 못하고 장례식을 치러야 하는 유가족의 마음은 어떨지, 감히 헤아려지지 않는다"라고 했다.

안산에서 개인택시 영업을 하는 이병환(59)씨는 "등교하는 단원고 학생들을 태우고 학교에 갈 때마다 양승진 교사가 하얀 장갑을 끼고 교문 앞에서 교통정리를 하고 있던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라며 "세월호 사고 소식을 듣고 나서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이 양 교사였는데, 시신조차 수습안 돼 안타깝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러면서 "하루빨리 2기 특별조사위원회가 구성돼 다시는 이런 비극적인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단원고 미수습자 3명 중 한 명의 친척이라는 조문객도 "너무 애통하다. 다른 사람들과 같이 육지로 나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단원고 교사들과 졸업생들도 이날 빈소를 찾아 고인들의 넋을 기렸다.

안산제일장례식장 1층 벽 한쪽은 방문객들이 남겨놓은 추모 포스트잇으로 빼곡히 메워졌다.

양승진 교사의 제자가 남긴 것으로 보이는 한 메모지에는 "선생님을 뵌 지 무척 오래된 것 같습니다. 학교 갈 때마다 항상 반겨주셨는데…"라며 "편안한 곳으로 가셨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적혀있었다.

양 교사의 또 다른 제자는 "선생님의 수업을 다시 듣고 싶습니다. 저의 최고의 선생님이셨습니다"라며 그를 추억했다.

한 조문객은 "현철아, 영인아, 그 푸른 청춘 시절을 애석하게 마무리하게 돼 가슴이 미어진다"라며 "진상규명을 철저히 해낼게"라는 메시지를 남겼다.

김상곤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안희정 충남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등 정치인과 기관장들의 조문도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원내대표와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도 조문을 위해 차례로 장례식장을 찾았다. 이들은 일반 조문객들을 위해 1층 한편에 마련된 합동분향소를 먼저 들른 뒤 1∼3층에 마련된 양승진 교사와 박영인, 남현철 군의 빈소를 방문, 미수습자 가족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제종길 안산시장은 전날부터 줄곧 장례식장을 지켰다.

미수습자들의 장례는 삼일장으로 치러진다. 유품은 20일 수원 연화장에서 화장된 뒤 세월호 참사 다른 희생자들이 잠들어 있는 평택 서호공원으로 옮겨질 예정이다.

한편 세월호 참사 직후 단원고 학생들의 장례를 치르고 해당 수익금을 생활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했던 안산제일장례식장은 이번 미수습자 장례식의 수익금도 사회에 환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you@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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