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돌파구 마련 불투명…방북 성과에 '신중론' 적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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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조준형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대북 특사인 쑹타오(宋濤) 중국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의 방북 외교는 상세 협의 내용을 떠나 최소한 한반도 상황 악화를 방지하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의미를 갖는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7일 방북한 쑹 부장은 당일 북한 정권의 '2인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18일 외교분야의 실세인 리수용 노동당 국제담당 부위원장과 각각 회동했다고 북한과 중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쑹 부장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났는지 여부는 19일 밤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고 있지만, 북중 매체를 통해 전해지는 17∼18일의 협의 내용은 일단 냉각된 북중관계의 회복 쪽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보인다.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중련부) 홈페이지에 따르면 17일 쑹 부장과 최 부위원장의 회동에서 양측은 북중 전통 우의가 양국민 모두에 매우 가치 있고 귀한 것이라고 표명했다.
중련부는 또 지난 18일 이뤄진 쑹 부장과 리수용 부위원장의 만남에서 양측이 북중 양당 관계뿐만 아니라 대외부문 왕래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한 의견도 교환했다고 소개했다. 리수용은 "중국 인민이 당 대회에서 도출한 각종 임무를 실현해 거대한 성취를 이뤄내길 진심으로 축원한다"고 말하는 등 덕담도 아끼지 않았다.
북중 양국이 소통로를 회복하는 것은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 측면에서는 긍정적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이번 방북을 통해 북핵 문제와 관련한 의미 있는 돌파구가 마련됐는지는 여전히 확인되지 않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8일 쑹 부장과 리수용 부위원장이 "조선반도와 지역 정세, 쌍무관계를 비롯한 공동의 관심사로 되는 문제들에 대하여 의견을 교환했다"고 밝혀 북핵 문제를 포함한 한반도 정세가 두루 논의됐음을 시사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전하지 않았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는 같은 날 사평을 통해 "쑹타오 공산당 대외연락부 부장의 방북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갖지말라"며 "쑹 부장은 문을 조금 열 수 있을지 모르지만 정작 문제 해결의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이라고 언급, 이번 특사 방문으로 거둘 성과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이기도 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19일 북중 간의 껄끄러운 관계를 지적하며 이번 특사 방문은 "양국 관계가 더 악화하지 않도록 방지하는 차원"이라는 보니 글레이서 아시아 전략 국제연구소(ACSIS) 선임 연구원의 평가를 전했다.
다만 20일 쑹 부장이 귀국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김정은 위원장이 쑹 부장을 직접 만나 전향적인 대외 메시지를 내놓는 식의 극적 '반전' 가능성을 현 시점에서 아직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2개월 이상 이어진 북한의 도발 중단 와중에 미국발 '대화론'이 계속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과 쑹 부장의 면담 여부 및 북중 간의 공개되지 않은 논의 내용 등이 정확히 파악된 뒤에라야 이번 특사 외교가 북핵 문제를 풀 실마리를 마련했는지에 대한 조금 더 정확한 평가가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jhch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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