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속 치러진 '세월호 미수습' 권재근·혁규 부자 발인

입력 2017-11-20 07:38   수정 2017-11-20 09:51

눈물 속 치러진 '세월호 미수습' 권재근·혁규 부자 발인

관에는 고인들 옷가지만…인천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 예정



(서울=연합뉴스) 권영전 기자 = "재근아, 재근아! 혁규야, 혁규야! 어떡하면 좋아! 어떻게 잊고 살아, 우리가…!"

20일 오전 6시 30분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에서 조용하고 담담하게 치러지던 세월호 미수습자 고(故) 권재근씨·혁규군 부자(父子)의 발인식장에서 긴 탄식이 침묵을 갈랐다.

한 유족이 애통하게 한탄하는 여성을 옆에서 부축하듯 안고 위로했다. 눈물을 참고 있던 다른 유족들은 그 소리를 듣자 다들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권씨와 베트남 출신 결혼이주여성인 부인 한윤지씨가 함께 찍은 영정 사진이 유족들이 있는 곳으로 앞장서 오자 그 뒤로 붉고 흰 꽃으로 장식한 권씨의 관이 뒤를 따랐다.

장정 넷이 든 관은 가벼운 듯 걸음을 옮길 때마다 좌우로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이었다.




권씨 관에 이어 아들 혁규군의 영정과, 부친 관과 마찬가지로 꽃으로 장식한 작은 관이 그 뒤를 따랐다.

권씨의 관은 검은색 리무진 장의차에, 혁규군의 관은 가족들이 타는 버스에 나눠 실렸다.

상주인 권씨의 형 오복(63)씨는 "3년 7개월하고 이틀을 기다렸지만 끝내 유해를 찾지 못했다"며 "다른 유품은 넣을 수 없어 관에는 이삿짐 속에서 고른 옷가지만 넣었다"고 말했다.

권씨의 관에는 앞서 유해가 발견돼 납골당에 안치된 아내 한씨의 옷도 함께 넣었다고 오복씨는 설명했다.

권씨 세 식구는 제주도로 이사를 하려고 세월호에 탔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의 이삿짐을 실은 트럭은 올해 7월 11일 세월호 화물칸 2층 선수 부분에서 발견됐다.

두 관이 장의차와 버스에 실리자 유족들은 함께 고개를 숙여 조용히 묵념하고 차량 두 대에 나눠 탔다.

1천312일을 기다렸지만 끝내 유해를 찾지 못한 이들의 발인은 불과 10여 분 만에 마무리됐다.

권씨 부자의 관은 화장 절차를 거쳐 장지인 인천시 부평동 인천가족공원 내 세월호 일반인 희생자 추모관에 안치될 예정이다.

comma@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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