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호 前국정원장 9시간 재조사 후 귀가…영장 재청구 검토

입력 2017-11-20 08:30   수정 2017-11-20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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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병호 前국정원장 9시간 재조사 후 귀가…영장 재청구 검토

특수활동비 25억∼26억 靑 상납·불법 여론조사 비용 제공 혐의



(서울=연합뉴스) 방현덕 기자 =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측에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를 상납한 혐의(뇌물공여) 등으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다가 기각된 이병호 전 국정원장이 검찰에 재소환돼 9시간에 걸친 조사를 받고 귀가했다.

20일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양석조 부장검사)는 전날 오후 2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 전 원장을 상대로 그가 16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서 박 전 대통령의 상납 지시를 '깜짝 자백'한 이유와 발언의 진위 등을 캐물었다.

그는 자신의 자백에 대해 '조서가 남는 검찰 조사와 달리 법정에서 말하는 것은 문서로 남지 않기 때문에 그간 차마 내 입으로 말하지 못한 것을 얘기했다'라는 취지로 검찰 등에 소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그의 갑작스러운 박 전 대통령 언급이 증거 인멸 우려를 희석하는 요소로 작용해 법원이 영장을 기각했다고 분석한다. 같은 날 영장심사를 받은 남재준·이병기 전 원장은 모두 구속됐다.

이 전 원장은 박 전 대통령이 '청와대 예산 부족' 등을 이유로 들어 특활비 제공을 요구했으며, 전임 원장 때부터 이어져 온 관행이라 생각해 돈을 전달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의 '진박 감별' 여론조사 비용 5억원을 상납한 혐의에 대해서도 '박 전 대통령이 직접 요구를 했지만, 특별히 용처를 설명하지 않아 불법행위에 쓰인 줄 알지 못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이 전 원장의 상납액이 세 전직 원장 중 가장 많은 25억∼26억원에 달하고 불법 여론조사 비용 제공 등 별도의 혐의도 있는 점에서 구속영장을 재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banghd@yna.co.kr

(끝)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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