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콕=연합뉴스) 김상훈 특파원 = 문성모(70) 주태국 북한대사가 미국의 공격계획 철회를 대화의 조건으로 제시했으며,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언제라도 미국과 싸워 이길 준비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문 대사는 태국 영자지 '더 네이션' 20일 자에 실린 인터뷰에서 "미국이 우리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철회하지 않는다면 북한은 미국과 싸워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먼저 전쟁 하는 걸 원하지 않으며 평화를 원한다"며 "하지만 우리가 공격받는다면, 맞서 싸울 것이며 의심의 여지 없이 이길 것"이라고 했다.
문 대사는 "우리는 한국전쟁 당시에도 그저 그런 무기로 미국을 제압했다. 지금 우리에게는 수소폭탄이 있다. 따라서 그들이 우리에게 전쟁 위협을 가한다면 분명 우리가 이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쟁 방지를 위해 대화에 나설 용의가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문 대사는 "유엔 연설에서 북한을 초토화하겠다고 선언한 리더(트럼프)와 어떻게 대화를 하겠느냐"고 반문한 뒤 "대화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공격 계획을 철회하는 데 동의해야만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신문은 문 대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미치광이'(mad man)로 표현했다고 전했다.
문 대사는 이어 미국이 주도한 유엔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독자적으로 생존하고 있다면서, 북한이 미국의 압박을 견뎌내는 힘이 주체사상과 선군정치(군을 우선시하는 북한의 통치방식)에서 나온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이 평화를 원한다는 것을 전 세계가 이해해주기를 바란다. 모든 것을 파괴하고 수많은 생명을 앗아가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며 "하지만 적이 우리를 공격하면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 싸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문 대사는 에티오피아, 인도, 수단 대사를 지냈고 북한 외무성 산하 외교단사업총국 총국장을 거쳐 지난 2014년 주태국 대사로 활동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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