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정은 기자 =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 성소수자 행사가 보안을 이유로 전면 금지됐다고 영국 BBC방송이 19일(현지시간) 전했다.
앙카라시는 이날 웹사이트에 11월 18일부터 향후 별도의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성 소수자(LGBT, 레즈비언·게이·양성애자·성전환자) 영화, 연극 행사와 상영, 학회, 전시 등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앙카라시는 이 같은 행사가 터키 사회의 특정 그룹 내에서 반감을 일으켜 공공안전에 위험을 야기할 수 있고, 테러리스트들의 표적이 될 위험성도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표는 최근 앙카라에서 예정됐던 한 독일어 동성애 영화 페스티벌이 금지된 데 이어 나온 조치다.
터키에서 동성애는 합법적이지만, 동성애 혐오증이 만연하다고 현지 활동가들은 전한다.
특히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보수 이슬람주의에 기반을 둔 여당 '정의개발당'(AKP) 정부 아래에서 동성애자들의 권리는 축소되고 있다.
터키의 동성애자들은 괴롭힘과 학대, 성폭행을 비롯해 각종 차별에 시달리고 있다고 현지 활동가들은 토로한다.
이슬람권의 대표적 동성애 행사로 자리 잡은 이스탄불 동성애자 행진도 공공질서와 안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2015년부터 3년째 금지됐다.
터키는 2003년 이슬람교 국가 가운데서는 처음으로 동성애자 행진을 허용했으며, 이에 따라 현지 동성애 권익단체는 2014년까지는 별다른 문제 없이 가두행진을 벌였다.
일반적으로 이슬람권에선 동성애가 불법으로 규정돼 있고 동성애자들에 대한 태도가 극도로 부정적이지만 헌법에 따라 세속주의 정부 체제를 가진 터키에서는 동성애가 불법이 아니다. 탁심 광장 등 번화가 주변에는 동성애자들이 즐겨 찾는 바와 상점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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