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무공무원 100명 떠나…"주한美대사 공백으로 북핵 외교적 역량 약화"
(서울=연합뉴스) 김아람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취임 후 미국 외교정책을 이끄는 국무부가 흔들리고 있다고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가 비판했다.
NYT는 18일(현지시간) '트럼프 행정부는 외교와 전쟁을 벌인다'는 제목의 사설에서 "틸러슨은 외교 리더십에 적합하지 않으며 미국 국가안보의 중심인 부처를 해체하려 한다는 인식이 폭넓게 있다"고 지적했다.
NYT는 "국무부는 예산 삭감, 고위직 공백, 변덕스러운 대통령, 가장 중요한 우선순위인 정책보다 부처 개편을 촉구한 장관에 의해 약해지고 있다"며 "불확실해지는 세계에서 북한, 러시아, 중국의 공격적인 행동을 고려하면 그 시기는 이보다 나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석유회사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 출신 틸러슨 장관은 취임 초부터 국무부의 구조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며 예산 삭감, 조직 통폐합, 직원 구조조정 등에 힘썼다.
전·현직 외교관 모임인 미국외교협회(AFSA)에 따르면 지난 1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고위 외무공무원 100명 이상이 국무부를 떠났으며, 신규 외무공무원 채용은 사실상 중단됐다.
또 틸러슨 장관은 일부 고위관리에게 사무 업무를 보도록 했으며, 비어 있는 많은 대사 자리를 채우지 않고 공석으로 뒀다.
틸러슨 장관 측근들은 공직이나 외교 경험이 없는 사람이 많으며, 팀의 일원이 돼야 할 전문 외교관들이 소외당하고 존중받지 못한다고 NYT는 전했다.
그러면서 "이는 실제로 중국과 북한에 대한 정책에 일관성이 없다는 뜻"이라며 "아직도 한국 주재 미국 대사가 없어 북핵 위기에 대한 외교적 해법을 발전시킬 역량을 약화한다"고 지적했다.
NYT는 "국무부도 다른 관료제 조직처럼 개혁의 혜택을 받아야 한다는 데에는 틸러슨 장관이 의심할 여지 없이 옳다"면서도 "틸러슨 장관은 사업 경험을 국익이 동력인 정부로 쉽게 옮길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신문은 틸러슨 장관이 "경영 세부 지표에 집착"하는 것 같다며 지난주 선임 직원회의에서 부장관이 부하 직원들에게 상사에게 효율적인 메모를 작성하는 법을 알려준 일화를 소개했다.
NYT는 "역사학자들은 틸러슨 장관의 임기를 평가할 때 북한과의 전쟁 방지, 중국의 부상 대응, 러시아의 민주주의 약화 시도 확인, 시리아·이라크의 전쟁 후 안정, 미국의 국제사회 입지 보호를 위해 뭘 했는지만 신경 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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